지저분보다는 어설프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작가님, 클래스 101을 통해 나의 일상을 멋있게 기록하는 강연을 듣고 있었다.
이내 실습 사진을 찍어보며 무언가 꼼꼼하지 않은 상태인 내 방을 보면서
내 마음이 왜 이리 어수선한 상태일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옷장도 책상도 수납공간도 바빴던 하루를 증명하듯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1. 언제부터 지저분한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꼼꼼함과 거리가 멀게 살아왔다.
언제 한번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 물건은 계속 모아두기 일수였고
선물을 받으면 케이스까지 챙겨 계속해 보관을 하는 성격이었다.
정리를 하는 것에 있어서도 각을 맞추거나 성격에 맞는 물건대로 분류하거나
그런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쌓이고 쌓여 엄청난 정리를 해내고 난 뒤 몇 달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그 상태로 복귀되어 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제 때 치우지 못한 벌을 주말에 한꺼번에 처리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오늘은 나에게 정리하는 방법과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주변에 맴돌고 있다
가끔가다 회사에서 어수선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런 모습을 싫어하게 된 것으로 보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어수선하고 즉흥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2. 왜 어설픈 것일까?
어수선했던 나의 성격은 그만큼 즉흥을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일을 할 때 정교함을 추구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다.
내 어수선함이 다른 사람에게 하나의 재밌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 나의 단점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여전히 정리를 하는 것에 각을 맞추고
먼지 한 톨에 놀라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함과 묘한 질투를 가지고 있다
.
그런 생각들이 나를 정교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을 고쳐보려고 한다.
일이 늦게 끝나 오후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온다거나
혼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어질러도 괜찮다는 생각이 나를 어수선한 사람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나의 어수선함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3. 그런 나도 어설프지 않을 때가 있다
이렇게 어설픈 방으로 살아왔던 나였지만 이런 나도 어설프지 않을 때가 있다.
집요하게 방을 정리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의 방문과 친구들의 방문 때문이다.
이렇게 약속이 정해진 날에는 마음을 먹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방청소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다.
어쩌면 우리가 어설프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누군가가 옆에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일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상상으로 내 방에 있는 벽들에 눈이 하나씩 달렸을 거라는 긴장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고향에 갔다가 내 방으로 돌아왔을 때의 그 이질감을 기억해 보면서 오늘 주말 오후는 청소를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