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웹툰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당신이 웹툰을 보지 않는 이유
내적 취미에 대한 글을 쓰며 내적인 취미의 큰 카테고리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집에서도 빠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 하지만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해야 하고 때로는 멍을 때리며 보기도 하는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애니메이션과 같은 시각 매체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시각 매체의 스토리는 의외로 웹툰을 차용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웹툰이라는 세계관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무에서 시작해야 하는 스토리가 어떻게 천천히 만들어지는지와 같이 말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요즘 웹툰은 과거와 같은 대접을 받지 않는다. 당장 내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아도 웹툰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가 나이가 들어 웹툰과 같은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생각해 봤지만 막상 막상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경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냥 사람들이 웹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크게 가지지 않는 게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기억을 더 더듬어 본다.
시간을 거슬러 20년 전 엄마의 손을 잡고 치과에 가거나 은행에 가면 기다리는 지루함을 해결하기 위해 의자 옆에는 수많은 여성 잡지 사이에 챔프와 같은 만화책이 놓여 있었다. 그 지루한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준 경험이 만화였다. 최근 일본에 갔을 때도 레스토랑 의자 옆에 만화책이 구비되어 있었다. 결국 수요로 인해 만화책의 수요는 크게 떨어졌다.
그냥 인터넷으로 보는 웹툰이다 보니 종이책의 시대는 현저히 줄어드는 것도 이유가 되었다. 굳이 나오더라도 흥행한 웹툰을 단행본으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인터넷이 있어도 웹툰을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 때문에 만화를 덜 찾게 되는 건 아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정말 오래간만에 웹툰을 보고 싶은 마음에 2년 만에 네이버 웹툰 페이지를 방문했다. 하지만 요일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100개가 넘어가는 웹툰의 종류 수에 그만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다. 마치 배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하는데 그 종류가 100개가 넘으니 뭐가 맛있는지를 판단 못하는 경우와 같았다.
그리고 겨우 표지를 보고 유행하는 만화를 선택해 창을 열게 되었을 때 몇백 화가 넘는 장황한 스토리를 보고 이내 겁에 질려 웹툰 보기를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웹툰을 주기적으로 챙겨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는 상황이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너무 많아지는 웹툰의 작품 수에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 거름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도 같은 지금의 웹툰들을 재밌게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의 웹툰 수가 현저히 많아진 이유는 웹소설을 웹툰으로 새롭게 각색하는 ‘노벨 라이징’과 웹툰 플랫폼의 한계 없는 연재 수 때문이다. 웹소설의 흥행으로 인해 고정된 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웹툰이 만들어지는 것이 이유이고 이렇게 만들어진 웹툰을 매일 연재/요일 연재/시리즈 연재 등으로 인기도에 차등을 두어 연재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웹툰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를 구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네이버에서도 최근 태그를 나누어 취향을 관리하지만 그것이 온전히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알고 보니 네이버 웹툰 PD는 항상 일손이 부족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