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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a Jul 03. 2022

깊은 밤 깊은 글

어느 탈북민과의 대화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빛도 들어오지 않는 감옥에서 모진 욕을 보며 지내던 그녀는 난데없는 호출에 그날 밤이 그녀의 생이 마지막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수용소 끝쪽에 있는 문으로 향하며 그녀는 그녀의 마지막 순간이 낮이 아닌 밤인 것에 감사했다고 했다.

차라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이면

오히려 슬프지 않을 것 같았다 했다.

그 문을 나오자 그녀의 발 밑으로 느껴지는 흙과 풀을

한 움큼 움켜쥐고 코끝 가득 그 향기를 맡았다고 했다.

그리고선 나에게  죽음 앞에선 이름 없는 잡초마저도 아름다워 보이는 걸 아냐고 물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자 살아있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다고 했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산다면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일 텐데.. 영원히 살 것처럼 살고 있으니 모든 게 아름답지도 않은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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