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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a Jul 03. 2022

너는 SOLO_

난 코로나보다 네가 더 무섭다.

나는 크리스천이다. 교회를 다닌다는 말이다.

교회 청년부에는 극명하게 성비가 차이가 난다. 쉽게 말해서

자매님들이 8이면 형제님들이 2 정도의 비율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청년부에 괜찮은 형제가 있으면 자매들 중 몇 명은 분명 배우자 기도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 누가 그 청년과 연애를 하게 되면 남은 자매들의 속앓이란...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는 교회에도 전쟁은 일어나고 있다.


교회에는 월드 오지랖 퍼 집사님과 권사님들이 많은 곳이다.

전쟁에서 패하여  상처 입은 자매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집사님들 혹은 권사님들은 소히 말해 교회 안에 중매쟁이라고 볼 수 있다. 간혹 기적적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더 큰 못을 박히는 경우가 있으니 예수님의 아픔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은혜로운 분들이 아닐 수 없다.


-카톡

"언니, 저 소개팅했는데 진짜 대박이예요. 썰은 제가 언니 집으로 가서 풀어 줄게요."

"소개팅했었어? 왜 별로였어?"

"저 태어나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진짜 권사님들 소개는 안 받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또 당했어요. 여하튼 내일 갈게요."

"그래. 궁금하네. 내일 와서 말해줘."


권사님들이 또 한건을 올린 것이다. 이번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퇴근을 하자마자 H는 우리 집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흥분했던지 탁자에 앉기도 전에 일장연설이 시작되었다.


내용인 즉,

평소 엄마와 알고 지내던 집사님께서 자기가 알고 있는 권사님의 친척 중에 교회를 다니는 형제가 있는데 소개를 받아보라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집사님은 아예 모르는 사람을 소개한 것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권사님들은 이런 네트워크를 교회마다 걸쳐놓고 있는 것 같았다. ㅎ)

H는 순간 싸한 느낌이 들어 거절을 했으나 이미 약속을 잡아둔 엄마의 눈초리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경고를 날리며 소개팅을 하러 갔다고 했다.  혹시나 좁디좁은 촌구석에 소문이나 날까 봐 최대한 이름 없는 커피숍을 약속 장소로 정하고 약속 당일 그 커피숍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한_남_자_

그대로 돌아서서 집으로 떠나고픈 마음이었지만 예의상 소개팅남이 앉아 있는 탁자에 앉았다.

H는 문쪽에서 보였던 반짝이는 그것이 설마 그것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불안한 예감은 늘 적중하는 법.

소개팅남은 양손에 반짝이는 비닐장갑을 끼고 있었다.

어금니를 꽉 문채 H는 말했다.

"요즘 코로나가 심하죠. 잘 예방하셨네요. 차 마셔야죠?"

"아, 네 저는 먼저 시켰어요. H씨도 주문하시면 돼요."

그날은 춥기도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H는 아아를 주문했다.

그리고 잠시 후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그런데 음료는 테이크 아웃 잔에 들어있었다고..

"어? 그런데 왜 테이크 아웃 잔에 주세요?"

H는 궁금했다.

그러자 직원이 소개팅남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

"좀 많이 예민하신 거 같아서요."

순간 H는 아아를 원샷으로 때리고  앞에 놓인 계산서를 들고

그 자리를 뛰쳐나왔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웃겨 죽을 거 같은데 남편은 진지하게 듣고만 있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To be continued...


Gina's 명언

남자여, 위생장갑 끼기 전에 화장실 다녀와서 손이나 씻어라.

그러니 너는 SOLO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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