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 소고(愛馬 小考)

by 이경오

수시로 자율주행차가 세인(世人)들의 화두(話頭)에 오르고, 차량 대부분이 자동변속기를 달고 주행하는 요즘 세상에야 굳이 그런 고민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변속(變速)하느라 수시로 자신의 손발을 혹사(酷使)시켜 가며 차를 몰고 다녀야 했으니, 경력이 꽤 쌓인 이들도 운전을 만만하게 대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실 운전면허증을 따고서 제대로 된 도로 연수도 거치지 않은 채 겁도 없이 바로 차를 몰고 도로 주행에 나섰던 이 사람 역시, 언덕바지에서 미숙한 변속기 조작으로 그만 시동을 꺼트려 난감해했던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초보운전’이라는 표식이라도 차량에 달고 다녔다면 주위 사람들이 이해해 줄 법도 했으련만, 당시만 해도 그런 표식을 달고 다녀야 한다는 인식도 제대로 갖추질 못했던 데다 초보 티를 내는 게 싫어서 그냥 몰고 다녔으니, 뒤따르던 사람들의 쏟아지는 질책을 감당하는 건 당연한 업보(業報)였던 듯합니다.


‘애마(愛馬)’라는 친근한 호칭을 붙여가면서도 무심한 세월을 핑계 삼아 그동안 바꾼 차만 해도 여러 대였습니다만, 언젠가부터 줄곧 주차장을 지키며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안쓰러운 모습을 대하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출퇴근은 물론이요, 수시로 연수니, 출장이니 하며 뛰어다녀야 하던 시절에야 늘 곁에 두고 애지중지했습니다만, ‘인생 2막’의 시작이라며 도무지 서두를 게 없어진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어디 사정이 그러하답니까. 운동 삼아 두 다리를 더 믿게 되었고, 멀리라도 가게 될 참이면 대중교통을 더 자주 이용하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젊은 시절이었으면 혹했을 법도 하련만, 차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집식구의 이야기도 건성으로 넘기고 말았으니, 사람의 마음이 이리도 간사하게 변하는가 싶어 그저 헛웃음만 짓게 됩니다.


‘70살부터 꺾이는 운전 인지능력…’

연세 든 분들이 운전 중에 일으키는 차 사고 소식이야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해 듣곤 합니다만, 나이에 따른 운전 인지 반응 능력에 관한 연구를 취재한 주말 기사가 눈길을 잡아끕니다. 70세부터 그 기능이 현저히 떨어짐을 확인했다는 것이지요. 손주가 생겨 육아(育兒) 전선에 뛰어들자면 애마를 다시 몰고 나서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곤 했더니, 그리 멀지 않았다 싶던 70 고개 너머로 그만 아찔한 낭떠러지가 펼쳐진 듯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관련 기사 : 70살부터 꺾이는 운전 인지능력…“면허관리 강화 연령 낮춰야” / 한겨레신문(2025.12.21.)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357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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