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디엠(Carpe diem)!!

<새해 추억 글 마당 - 2024. 01. 03.(수)에 쓴 글입니다.>

by 이경오

‘카르페디엠(Carpe diem)!’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바친 시 속에 등장한다는 라틴어 구절이라고 합니다. 하기야 전에도 한두 번 그 구절로 이야길 나누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만, 사실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90)에서 ‘존 키팅’이란 선생이 학생들에게 일러준 경구(警句)로 세인(世人)에게 더 잘 알려진 말이기도 하지요. 흔히들 '오늘을 즐기라'는 뜻으로 인용하곤 합니다만, 종종 우리네 노래 속에 등장하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는 구절과 비견(比肩)되기도 합니다. 혹자(或者)는 그걸 뒷일 생각할 것 없이 젊을 때 마음껏 놀자고 해석하는 것은 무책임한 관점이 아니겠느냐며, 그 대신에 ‘오늘 이 상황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도 합니다. 하지만, 원래 호라티우스가 썼다는 그 시 속에서의 의미는 ‘지금의 삶을 즐기라’는 생각이 더 역력해 보이기만 합니다.


‘(前略) 술을 내려라./ 짧은 우리네 인생에 긴 욕심일랑 잘라내라./ 말하는 새에도 우리를 시새운 세월은 흘러갔다./ 내일은 믿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카르페디엠>-호라티우스-김남우(역)]


어느덧 2024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보자면 음력설을 지내야 비로소 간지(干支)가 바뀌는 것이니, 갑진년(甲辰年)은 조금 더 있어야 맞이하게 될 터이다 싶긴 합니다만, 모두들 청룡의 해를 맞이했다고 들떠있는 터에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하릴없이 고개만 주억거리게 됩니다. 벌써 불혹(不惑)의 나이에 접어든다며 땅이 꺼져라 아쉬워하는 후배의 모습에 희미한 웃음 짓다 보니, 이젠 이순(耳順)의 고개를 훌쩍 넘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더 민망하기만 합니다. 나이대에 맞추어 시간의 흐름은 점점 더 빨라진다며 너스레를 부리시던 오래전 선배의 말씀은 차치하고라도, 갈수록 세월의 흐름에 대한 감흥(感興)은 떨어지고 무의식중에도 일상(日常)은 차창 밖 풍경처럼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듯하니 도대체 시간이란 게 무엇인가 뜬금없는 질문에 빠져들었습니다.


‘누구에겐 빠르고, 다른 이에겐 느리게 가는 시간의 비밀’


마침 궁금증 많은 이런 이들의 속내를 헤아렸던지 과학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시간의 정체성을 담은 책 몇 권을 소개하는 기사를 찾아내고 말았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이야 조만간 책을 구입해 읽어보아야겠다 싶습니다만, 그 책들의 공통점이라며 기자가 덧붙인 한마디가 폐부(肺腑)를 아리게 하는 바람에 거듭해서 몇 번을 읽고 말았습니다.


“과거-미래에 연연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모순된 행동”


“아픔, 상처, 아쉬움, 머뭇거림 등을 떨쳐내고 오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기사 : 누구에겐 빠르고, 다른 이에겐 느리게 가는 시간의 비밀 / 서울신문 (2024.01.02.)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401025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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