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적 게으름’

by 이경오

‘IQ 90…’


요즘에야 IQ(지능지수)를 대단한 개인적 역량으로 여기는 이가 무에 그리 많을까 싶습니다만, 한때 중등 과정에 진학한 아이들에게 마치 꼭 거쳐 가야 할 관문(關門)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뜸 IQ 검사지부터 내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선생님들 역시 검사 결과가 나올 참이면, 대단한 보물이라도 받아 든 것처럼 책상 서랍 구석에 고이 간직하고서, 아이나 학부모를 대할 때면 상담 자료로 활용하기도 했지요. 범부(凡夫)에 지나지 않은 이 사람 역시 그런 부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였고, IQ 수치의 높고 낮음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오류를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잘못을 알아채고 인식 전환을 마련해 준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그 지능지수가 오늘 글머리에 앞세운 ‘IQ 90’이었지요.


학급 일에 매사 협조적이고 성적 또한 아주 우수한 아이였기에, 당연히 IQ도 높으리라 생각했던 담임의 생각은 결과지를 받아 든 순간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비록 지수 100을 기준으로 아래위 15 정도의 범위에 포함되면 평균에 속한다는 검사단체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언급해서는 안 되는 무슨 문제라도 발견한 듯 아이와 그 학부모님께 결과가 잘 나왔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얼버무려 넘어갔으니 말입니다. 다행히 그 아이는 담임의 유별난 관심(?) 속에 꾸준히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이어갔고, 상급학교에 진학해서도 꾸준히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곤 했습니다.


‘수박 겉 핥기…’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살피지도 않은 채, 겉으로 드러난 피상적(皮相的) 모습만으로 대상을 판단하는 오류를 지적하는 속담이라고 하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까지 이 사람의 인식을 휘몰아온 그런 종류의 잘못을 그 아이의 IQ 결과가 깨닫게 해 주었던 게 아닌가 싶어 감사한 마음과 함께 목덜미도 뜨거워집니다만.


‘AI가 성적 올려준다는 착각···“교육용 표방하는 AI가 기대 충족 못 시킬 수도”’


이후 IQ보다는 ‘감성지수’니, ‘열정지수’니 하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게 아니냐는 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습니다만, 언젠가부터 눈이 번쩍 뜨이는 용어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오늘 기사에서 발견한 ‘메타인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실행할 때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해 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니, 결국은 주체적인 자기 인식 역량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합니다만. AI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다 보니, 아이들의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듯합니다만, 혹시라도 기사에서도 이야기하듯 ‘메타인지적 게으름’에 빠져드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의 생각과 마음의 주인은 바로 그 아이 자신임을 심어주는 게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할 터입니다.




관련 기사 : AI가 성적 올려준다는 착각···“교육용 표방하는 AI가 기대 충족 못 시킬 수도” / 경향신문(2026.01.24.)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2407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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