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사랑의 마지노선이다. 보편적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관계를 더 지속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만 어찌 된 것인지 사랑에 있어서는 이해를 시도하는 순간 인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난 마음은 서툰 방식으로 표현해도 그게 사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오다 주웠다며 건네는 꽃다발이 허무맹랑하고 촌스럽게 느껴지지만 내가 기뻐하길 바라는 마음이 뻔히 보이듯 사랑은 의도를 이해하기 전에 그 자체만으로도 분명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 둘이 어떻게 항상 분명하고 확실한 사랑만을 할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상대방의 행동을 납득하기 어려운 순간들은 찾아오고 이를 감내하려 시도했던 게 바로 이해였다. 나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그 사람의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지’라며 스스로 최면을 걸고 상대방과 내가 생각보다 그리 딱 맞진 않는다는 걸 느끼면서도 나는 당신이 좋으니까 이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했던 흐린 판단들을 상대방에 대한 이해라고 간주했었다. 하지만 깨져가는 신뢰, 식는 마음까진 이해를 할 수가 없더라. 그럼 이젠 이별이다. 이해를 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럴 애정도 없는 순간이 오면 놀라우리 만큼 객관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이해로 감내했던 순간들을 다시 꺼내 재심사하고 이의 경중에 따라 상대방과 헤어짐을 결심하는 근거로 삼는다. 모순적이게도 당신을 계속 사랑하기 위해 했던 내 이해들은 당신과 헤어질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