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누군가 내 하루를 ‘바쁘다’라는 단어로 표현하면
왠지 억울했다. 바쁜 게 아니라 피곤한 거니까.
눈앞에 할일은 쌓여있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몸은 움직이질 않는다.
그날은 그냥 아무것도 안 했다.
이게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까
세상이 망하지는 않았다.
거창하게 힐링을 하겠다고
카페를 찾아가거나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분위기를 잡지 않아도
그냥 소파에 널브러져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숨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늘 ‘이렇게 하면 안 되지’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