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그대로

16. 이상하게 요즘 나를 위한 시간이 아까워진다

by 이헨

며칠 전, 오랜만에 혼자 카페에 갔다.

아무도 없는 창가 자리에서 커피를 시키고

조용히 앉아있는데

마음이 편안해질 줄 알았던 그 시간이

자꾸만 불편했다.


'여기 앉아있을 시간에 뭘 하나 더 했어야 하지 않나.'

'이렇게 보내도 되나.'

끝없이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분명 이 시간을 기다려왔는데

막상 나를 위해 쓰려니까

어디선가 죄책감 같은 게 스며든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내가 나를 쉬게 두지 못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요즘 들어

나를 위한 시간은 늘 아까워지고

누군가를 위한 시간은 너무 쉽게 내어준다.

그리고 하루가 끝나면

내가 나를 챙기지 못하 걸

또 후회하고.


그렇게 어영부영 며칠을 보내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런 작은 시간조차 지키지 못하면

나는 언제 나를 돌볼 수 있을까.


오늘은 10분이라도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나를 위해 딱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나를 해보려 한다.

책 몇 장을 넘기든

창밖 노을을 바라보든

혹은 그냥 멍하니 누워있든.


누가 뭐라 하겠어.

이 시간을 내가 허락하면 되는 거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숨,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