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그대로

18. 시원한데, 찝찝한 날

by 이헨

며칠 전에 마음을 오래 짓누르던 일이 하나 해결됐다.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는데 그게 오래가진 않았다.

그날 밤, 괜히 가슴 한켠이 답답하고 묘하게 불안했다.


'이걸로 진짜 끝난 걸까?'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별일 없는데도 괜히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자꾸 꼬인다.

마음은 끝났다고 말하는데 어딘가 찝찝하게 남아있는 그 기분.

시원함과 불안함이 같이 섞여서 묘하게 하루를 지배했다.


가끔 이런 날이 있다. 해결된 문제보다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다음 걱정을

먼저 떠올린 날. 알고 보면 늘 그래왔다. 잠시 편해져도 곧 다음 문제를 상상하고 그 불안에 갇혀버리는.


그래서 오늘은 그냥 이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시원한데 찝찝해도 괜찮다.

아직 좀 불안해도 괜찮다.

해결하려 애쓰지 말고 그저 그런 마음도 오늘 하루의 일부라고 생각해보기로.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으로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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