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수많은 관계를 맺게 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마주하게 됩니다.
저도 타인에게 크고 작은 실수 혹은 실례를 저지르며 살고 있겠지만,
최근에 타인이 제게 한 실수와 느낀점을 풀어가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제가 한달 넘게 고생해서 만든 발표자료를 약 50명 앞에서 공개적으로 발표를 하게 될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랜 시간 애정과 공을 들인만큼 좋은 호응 끝에 발표를 마쳤고,
이후 발표사진이 필요해 온라인 검색을 하다, 하나의 글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글은, 충격적이게도, 발표 청중 중 한분이, 저의 발표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해 본인의 것처럼 재구성해 온라인에 배포하는 글이였어요. 파워블로그이기도 했던 그 블로그엔 이미 많은 분들이 자료를 받아간 흔적이 있었지요.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당연히 일차원적인 큰 분노가 앞섰습니다.
나의 노력과 시간을 들인 결과물이, 누군가에 의해 훔쳐졌다는 생각에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또한 상대는 계속 앞으로 저와 활동을 같이 해야 할 공통의 집단에 있던 분이였으며, 자신이 만든 창작물인 척 배포까지 했다는 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내 상식 밖이야'라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분노와 황당함이 가득한 마음을 꾹꾹 누른 채,
해당 배포 게시글에 저의 발표내용과 본 블로그 게시글이 너무 똑같으니 확인부탁한다는 댓글을 남기고,
제게 많은 영감을 주시는 지인분께 연락을 드려봤습니다.
지인은 위의 상황을 말씀드리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니~ 발표를 얼마나 잘하셨으면 그래요?'
'에이, 저 기분 풀으라고 괜히 그러신다~ 늘상 해오던 대로 했어요 ㅎㅎ '
'아니 그니까요~ 이번에도 발표를 얼마나 잘하셨길래 자료집(ppt인쇄본)을 보고 그대로 한땀한땀 만들기까지 했겠어요 ㅎㅎ 엄청 인상 깊었나보네~'
이 대화를 통해 울그락불그락했던 저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졌어요.
저는 그 사람이 내게 어떤 실수를 했는가, 그 사람이 얻으려고 했던 이익이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기분이 나빴던 반면, 제 지인께서는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하게 된 계기, 마음에 좀 더 집중하신 듯 했지요.
이런 관점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니 불쾌했던 감정은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러던 와중 실수를 하신 분께선 발표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런 행동을 했다고, 자신도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 나의 기분을 이해하고 정말 죄송하다는 긴 사과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저의 감정들이 지인 덕에 전환된 덕분에 (저의 맘도 여유가 생긴 것이겠지요)
상대방의 실수를 좀 더 너그러이 이해하고 사과를 받아들이겠다, 앞으로 계속 봐야하니 잘 지내자는 말을 전하게 되었어요.
그 분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느꼈던 것은, 비난보다는 이해의 시선을 가질 때 관계가 더 성숙해진다는 점이였어요. 기분이 상했지만, 저에게 큰 손해가 발생한 일은 아니였고, 충분히 상대가 어떤 마음인지 이해는 가는 상황이였어요. 저 역시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이 저를 용서해주길 바랄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타인의 실수를 너그러이 받아들였을 때 제 기분도 훨씬 가벼워졌다는 것이 큰 깨달음이었어요.
누군가의 잘못에 화를 내거나 불쾌한 감정을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으면, 정작 그것은 나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수를 이해하고 넘기기로 결심했을 때, 오히려 마음이 더 편안해졌고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실수를 놓아주고 그 사람을 용서했을 때, 제 자신에게도 관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타인의 실수를 바라볼 때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려고 합니다. 그 사람에게 질책이나 혹은 사과를 요구하기 전, 일종의 여유 시간을 한번 더 벌 수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물론 실수를 무조건 용서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스스로가 긴가민가할 때,
혹은 감정이 많이 상했을 때 이번 사례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까요?
누군가가 내게 한 실수에 대해 어떻게 하시는 지 많이 공유해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