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버리는 게 무서웠다.
다시 가시밭길을 걷기는 싫었다.
애써 돌려놓은 것을 되감긴 싫었다.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아플까 두려웠던 것은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다.
통증에 무감각해지기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정확하지 않은 미래를 걷는 것은 길을 잃게 만들었다.
무기력이 휘감은 나는 지쳐버렸다.
우울의 시작을 찾을 수 없듯 끝 또한 그렇다.
반대편으로만 달려가는 내 모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바보 같다.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기약한다.
끓어오르는 우울을 담아낼 수 없어
그저 이만 손을 놓는다.
내가 우울에게 간 것인지, 우울이 나에게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여전히 나를 괴롭게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
끝인 줄로만 알았지만 다시금 묶여버렸다.
우울이 사람이라면 끈질긴 악연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