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과 단순함이 선물해 준 삶의 미학
나는 천성이... 게으르다.
심지어 나는 좋아하는 것에도 게을러서, 공연 소식이나 아티스트의 근황도.. 주변 친구들보다 느린 편이었다.
그리고 가끔은 친구들로부터 아니 그걸 몰랐어?라는 말을 들으면...
나 자신이 뭔가 뒤처지고 있고,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 나는 천성이... 단순한 편이다.
계산적이고 전략적인 사고, 경쟁 관계 등은 나에게는 어렵고 힘든 것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게 된 계기는 내가 게을렀고, 단순했기 때문이다.
게을렀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에 대한 소식이 느렸다.
또, 단순했기 때문에 직업을 선택할 때 처우, 워라밸, 복지..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음악 업계에서 일한다면 아무리 게을러도 일이기에, 음악에 대한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고, 또 계속 열심히 안테나를 세우고 있게 될 것이었다. (실제로 매일매일 공부의 연속이다!)
음악을 전공한, 회사 동기들조차 열악한 처우에 포기하고 다른 업계로 이직 해갈 때, 그래도 나는 여기에 계속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건, 일은 다 힘들기에, 좋아하는 걸 일로 하는 게 낫지라는 단순한 생각 덕이었다.
그리고, 게으름과 단순함, 그리고 열정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3 요소가 빚어낸 독특한 성향은 나를 다양한 경험으로 이끌어 준 인생에 둘도 없는 고맙고 소중한 존재다.
24살, 갓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편의점 알바부터 모든 일이 다 낯설고 어려워 보였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그럴 때 단순함의 쓸모가 빛을 발한다.
그래. 쉬운 일 하나 없이 모든 일이 다 어렵다면, 좋아하는 걸 하면서 고생하는 게 낫지!
단순하기에 단단한 마음으로 이력서를 쓰고, 그동안 마냥 동경해 오던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에 합격하여 1년간 일을 했었다.
살다 보면 단점이라고만 생각했던 성향들이 동전의 양면처럼 어느 순간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걸 스스로 조금씩 깨달아 가면서, 타인에게도 적용하며 조금 더 관용적인 자세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점점 더 계산적이고 전략적인 사고에 세상이 물들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요즈음..
사람들 사이에 여유롭고 낙관적인 마음이 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게을러서 뒤처지면 어떤가, 단순해서 손해 보면 어떤가. 내가 행복한 게 장땡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