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인들의 내면 메세지

너 메시지, 걔 메시지, 헉?! 메시지, 흡수된 메시지

by 지엔

평생동안,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관계하는 방식이 세상에서

선호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배웁니다.

그리고, 대체로 우리의 방법이 나쁘다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작가이자 심리학자인 캐럴 길리건은 소녀들이 받는 초기 교훈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상성에 집착하는 사회에서차이는 일탈이 되고

일탈은 죄가 된다."


ADHD 인들이 흔히 내면화하는,

별 도움도 되지 않고 스스로를 무시하고

본인에게 수치심을 주는 메시지를 분석하는 것은 복잡합니다.

언어, 문화적 메시지, 삶의 경험 등 무수히 많은 요인들은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핵심으로까지 확장되는 방식으로 우리 스스로의 자아상을 형성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스스로의 신념과 편견을 확인하고, 평가하고, 재구조화 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기발견 과정이 없이는 우리는 자기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1. 너 메세지(You message)

ADHD 인들에게 있어 너 메시지

이들을 향한 직접적 공격의 의미를 가진 메시지입니다.

ADHD 인들은 가족, 친구, 동료, 교사로부터 ADHD로 인한 차이점 때문에 부정적인 너 메시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ADHD 인에게 너 메시지는 그 의도를 인지하기 가장 쉬우면서도, 내면에 상처를 주는 찔림처럼 느껴질 주 있습니다.


이는 ADHD 인의 독특한 두뇌 설계에서 비롯된 행동과 성격특성을 오해, 잘못 해석하거나 융합한 결과입니다. ADHD인의 인생에서 중요하고 이들과 가까운 사람들일지라도 대체로 ADHD 인들의 당혹스러워 보이는 행동에 다른 이유와 설명이 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비ADHD 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상'이라는 견해의 렌즈는 이들의 인생에서 너무나 오래 뿌리박혀 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당신의 ADHD 진단과 같은 다른 렌즈가 제공될 때 그 렌즈를 통해 ADHD 인을 바라보는 것을 불편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ADHD 라서 그래'라는 설명을 단순히 변명쯤으로 치부할수도 있습니다.


2. 걔 메시지(He/She message)

걔 메시지ADHD인들이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비밀(예컨대 ADHD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본인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주변인들이 평가하는 것을 듣는 것입니다.

이 메시지는 간접적이고 또 암시적일 수 있습니다. ADHD 인 본인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 숨겨진 의도는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B라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B 걔 맨날 출근시간도 늦고 노력도 안하고 걔 때문에 맨날 팀에 민폐만 되. 업무에도 도움도 안되고 맨날 ADHD라서 도와달라고만 하고." "그러게 걔가 ADHD면 나도 ADHD겠다 야." "지가 노력 안하면서 무슨"


만약 당신이 B와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본인에게 직접 한 말은 아닐지라도 '아 사람들은 B와 같은 모습을 노력 안하는 거라고만 생각하는구나. 그럼 내가 말해도 나도 노력 안 한다고만 생각하겠네?' 하는 의문을 남길 것입니다.


많은 ADHD 인들은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ADHD가 발각될까 두려워하며 숨깁니다.

때때로 본인의 ADHD를 오픈할 기회가 있을지라도,

내면화된 상처와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합니다.


3. 헉?! 메시지

ADHD 인 여러분은 아마 살면서 한번쯤,

“조언“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헉!?메세지는 이러한 조언의 형태로 나타나요.


“투두리스트를 작성해본 적 있어?”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알람을 해보는 건 어때?”

“캘린더를 써보세요!”


아마 이러한 조언의 종류에는 ADHD 당사자가 들어본 조언도 있고, 생각지 못하고 헉! 하는 조언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 이는 나쁜 의도나 잘못된 조언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게 너의 명백한 해결책이야!“ 형태의 메시지는 ADHD 인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문제의 어려움이나 복잡한 유형들에 대한 완전한 해결이 될 수 없으며,

어쩌면 그 ADHD 인은 그러한 ‘최고의 아이디어’ 를

이미 수십번이고 실행했다 낙담했을 수 있어요.


실제로 ADHD 인들이 다른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끼고, 때론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얻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드러냈을 때, 단순히 피상적인 문제를 고치거나

해결책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더더욱 자신의 ADHD 를 인정하거나

드러내지 못하고 점점 숨게 만듭니다.


많은 이들이 좋은 의도로 던지는 메시지 속에,

‘당신은 우리와 다르고 우리는 그걸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는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숨은 메세지는 당사자로 하여금

‘나는 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질 수 없는 외톨이다.

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것은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또한 ADHD 에 대한 이해가 없이 단순한 ’작업‘ 이

안되는 모습을 보일 때, ADHD 인들은 때때로

‘남들의 조언이나 제안을 받아들이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 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4. 스며든 메시지

마지막으로 스며든 메시지입니다.

스며든 메시지란, 그동안 자라오면서 교육, 문화,

미디어, 혹은 비ADHD 인들을 통한 모방학습 등으로

자연스럽게 학습한 메시지를 말합니다.


“여자는 얌전해야 되.“

“남한테 피해 주면 안 돼. 민폐 끼치면 안 돼.”

“게으르면 안 돼. 부지런해야 인정받아.”

“사회생활은 참는 거야.”

“실수하면 안 돼. 한 번에 잘해야지.”

“계획은 지키는 게 기본이야.”


와 같이 사회문화적으로 응당 그렇거나/ 그렇지 않다고

자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메시지를 말합니다. 즉, 세상에서 옳다고 용인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 네 가지 메시지를 탐색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되짚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 메시지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신경 시스템, 정체성,

자존감, 인간관계 방식에 내려앉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가?”라는 깊은 혼란을 남기며,

때로는 우리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메시지들은 진실이 아니라 학습된 이야기이며,

우리는 그 이야기를 다시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DHD인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실 정답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ADHD인들이 필요한 것은 조언이 아니라

연결감이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말은 이런 방향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돼요.”

“도움이 필요하면 어떤 방식이 편한지 말씀해주세요.”

“당신의 속도와 방식 그대로 괜찮아요.”

“제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알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에요.

이미 충분히 노력해왔어요.

다만 세상이 설계된 방식이

당신과 잘 맞지 않았던 거예요.”


우리는 해결책이 아니라

이해받는 경험을 통해 회복합니다.

누군가가 고쳐주겠다고 나서는 자리보다,

조용히 옆에 앉아

“그럴 수 있어요, 저는 당신 편이에요.”라고

말해주는 자리가 사람을 지탱합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오늘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네줄 수 있을까?

“괜찮아요. 오늘도 잘 살아냈어요.”

그 한 문장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셔요.

‘이 믿음은 진짜 ‘나’에게서 온 것인가,

아니면 사회가 가르쳐 준 목소리인가?’

‘이 메시지는 내 삶에 도움이 되었는가,

혹은 나를 위축시켰는가?’

‘나는 이제 어떤 새로운 메시지로 나를 이끌고 싶은가?’


이 질문들은 나를 비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존중과 호기심으로 나를 다시 만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용한 ‘순응‘이 아닌 깨어 있는 자기 이해,

‘증명‘이 아닌 존재로서의 가치,

‘숨김‘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갈 용기를 회복합니다.


우리가 바꾸려는 것은 단지 행동이 아니라,

우리 안에 스며들어 있던 믿음과 시선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정상”이라는 좁은 기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ADHD 인으로서 고유한 감각, 깊이, 연결감, 창조성이

존중받아 마땅한 방식임을

스스로 증명해 나갈 시간입니다.




이 글의 개념 정리와 구조는

「ADHD 여성을 위한 혁신적인 안내서」(59~78쪽)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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