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
아주 적게 보아도 이십여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붉은 벽돌의 이층짜리 저택. 검소한 사람들이 살 것 같은 확신도 드는 그 저택의 비좁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편안하고 익숙한 낡은 현관문이 보인다. 문 옆 녹색 공병의 소주병들은 보증금 환불을 위해 대기열에 있고, 또 그 옆에는 커다란 깡통 하나가 재떨이를 대신해 놓여 있다. 우리는 집에 들어가기 전 담배를 입에 물고, 태우는 의식과 같은 습관을 가지고 있고, 담배의 붉은빛이 완전히 꺼진 뒤에 문지방을 넘어 들어간다. 신발장에는 꼭 널브러져 있는 몇 켤레 운동화가 있는데 범인은 항상 정해져 있다. 나는 신발을 아무렇게 나 벗어던지고서 정면에 있는 작은 부엌으로 향했고, 오른 벽에 붙어있는 냉장고 문을 연 뒤 마실 것을 살피려던 찰나 구수한 담배 냄새가 은은하게 코를 찌른다. 그 냄새의 의미는 누군가 도착했다는 것! 나는 냉장고 문을 조용히 닫은 뒤 몸을 움츠리며 신발장으로 이동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들어오는 대상을 놀래 키기 위해 움츠렸던 몸을 펼치며 괴성을 냈지만 민성이 형은 그저 웃어 보이며 오른손의 비닐봉지를 위로 들어 올려 무언가 사 온 것을 확인시켜 줄 뿐이었다. 그 검정 비닐봉지에는 이온음료와 소주 네 병이 담겨있었다.
우리는 함께 냉장고 정리를 시작했다.
진철이와 경훈이는 동네에서 가장 손님이 많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원조돼지갈비’ 간판은 세월로 인해 충분히 빛바래어졌지만 깨끗하다. 두 남자는 일여 년 동안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그곳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형제’로 불리고 있다. 순한 인상과 친절한 응대로 단골손님들에게 인기만점이기 때문이다. 오후 두 시부터 열한 시까지 일을 하는데 중간에 돌아가며 밥 한 끼 먹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쉴 틈 없이 일을 하고 있다. 계속해서 몰려오는 손님으로 인하여 노동 강도는 높음에 속하지만 식재료를 꽤나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불만 없이 일하고 있다. 두 남자는 퇴근하기 전 주방에서 양파나 대파, 마늘과 같은 채소류를 조금씩 손질하고 고기나 계란 등의 단백질도 적당히 4인 분 정도 따로 담아 두었다가 퇴근한다.
그들은 함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