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 2.0

by 김민석

넷의 저녁 식사시간은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 시작된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함께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진철이와 경훈이가 퇴근하면서 가지고 온 식자재를 나랑 민성이 형에게 건넨다. 그리고 찌개나 국 메인 반찬을 만들기 시작한다. 오늘은 큰 마음을 먹고서 작년에 직접 김장한 김치 한 포기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메뉴 선정에 가장 큰 이유는 진철, 경훈이가 가져온 돼지갈비가 무려 2.0kg이었기 때문이다. 돼지갈비를 얻어오는 경우가 흔치 않기도 하지만 그 무엇 보다 보통은 1.0kg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갈비는 뼈 무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 중량이 적기에 감질 맛나게 먹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귀한 김치를 그런 감질 맛에 사용할 수 없었지만 오늘은 모두의 찬성으로 돼지갈비 김치찜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진철, 경훈은 집안을 정리한다. 빨래해야 할 옷들을 분리하고 정리하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과 먼지도 가볍게 치운 뒤 낮고 넓은 식탁을 큰 방 정중앙에 위치시킨다. 그리고 식기와 물 잔과 술잔 그리고 물과 술을 식탁 위로 올리고 곧이어, 바로 곧이어 거대한 돼지갈비 김치찜이 쿵-하고 정중앙에 자리한다. 그 후에 우린 신나게 서로의 술잔을 채우고, 비우고 입 안 가득 흰쌀밥과 김치찜을 욱여넣다 보면 인지할 새도 없이 술에 취해간다. 배부름과 취함이 같은 선상에 설 때면 한 상이 치워지고 밥상은 술상으로 선수 교체이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품고 있는 알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하고 누가 먼저 꺼내 보일지 눈치게임을 하거나 자발적으로 하기도 하는데, 오늘의 자발적 스타터는 경훈이가 되었고, 새로운 대본을 찾았다며 상기가 된 듯한 어투와 동시에 긴장된 표정도 볼 수 있었다. 그 이후에는 각자가 준비했거나 그 순간에 느껴지는 것들을 거침없이 발산하다 보면 하늘의 조명은 밝아지고 어느새 우리는 잠에 든다. 우리는 함께 모여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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