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2일 살랑이던 봄바람이 자꾸 멀어져만 가던 때였다. 그날 우연히 보았던 영화 한 편이 그의 마음을 완연히 흔들어 놓았다. 그 영화는 그가 성인이 되어 홀로 극장에서 본 첫 영화였는데, 남자 주인공 연기에 매료가 되어 배우가 되기를 다짐했고 촌구석에서 이 꿈을 이룰 수는 없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진철이는 살랑이던 봄바람을 좇듯 서울로 상경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 고등학교를 합쳐 조금씩 모았던 아르바이트 금액은 100만 원이었는데 서울의 고시원은 보증금 50만 원에 월세가 20만 원이었다. 그는 당장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고 버스 탑승 후 네 시간 후 에야 강변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낯선 그곳 의자에 앉아 ‘서울, 진실된 연기.’라는 키워드로 여러 포털 사이트를 전전긍긍하며 찾던 중 ‘기실영화스튜디오’가 눈에 들어왔고 도착지로 향하는 교통편을 세심히 살핀 뒤 벤치에서 일어났다.
도착한 그곳은 낯설기도 했지만, 그보다 너무 나도 복잡했다. 그는 모든 것을 뚫고 아주 어렵게 지하철역 계단을 한 칸씩 올랐고, 밖은 숨통이 조금은 트이지 않을까 싶었던 그의 바램은 쉽게 실망감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돌아가기에는 멀리 왔고 앞으로 나아가기엔 두려움이 컸다. 그는 속으로 ‘해야만 해…’이라고 몇 번을 스스로를 다독인 뒤에 아주 어렵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공간은 상상했던 것 과는 아주 상반되어 있었는데, 첫째로 지상이 아니라 지하라는 점. 둘째, 스무 평이 아니라 열 평이라는 점. 셋째, 연기 선생이 오십 대가 아닌 이십 대 라는 점. 그런 얼떨떨한 상황 속에서 그와 하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안경잡이 청년이 그와 같은 표정으로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