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고스트>
죽음에도 살아갈 이유
<썸머고스트> ★★★☆☆ 3.7
“그래도, 살아볼 이유는 없던가?”
<썸머 고스트>는 각자 삶에 대한
고민과 상처를 안고 있는 세 청소년이
여름의 유령(썸머 고스트)을 만나면서
죽음과 삶의 의미를 마주하는 이야기이다.
원치 않는 인생을 살고 있어서,
마음 붙일 곳 없이 외롭기만 해서,
빛나야 할 미래를 빼앗겨 버려서...
각자만의 이유로
온라인에서 알게 된 아오이, 료와 함께
’특정한 조건‘에서 나타난다는 ‘썸머 고스트’를 만나러 가게 된다.
세 사람은 불꽃놀이를 하기 위해 폐공항의 활주로로 가고
한 소녀의 유령인
썸머 고스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만남을 통해 세 사람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왜 죽고 싶은가, 그리고 왜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과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다.
썸머고스트는 청춘을 담은 듯한 캐릭터와 작화로
내게 큰 기대를 이끌었다.
짧은 러닝타임과 특유의 영화만의 분위기가
영화의 진입장벽을 무너뜨려주었다.
작품만의 분위기와 수려한 캐릭터 디자인,
영화만의 주제, 너무나 뛰어난 상징성과
연출등은 훌륭했지만
높은 기대를 해서인지
짧은 러닝타임에 비례한 작품의 불친절성과
얇고 짧은 서사는 기대감만큼의 실망감을 안겼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 좋지 않은 영화일까?
이에 대한 답을 좀 길게 서술해 보겠다.
썸머고스트에게 인생과
삶에 관한 질문을 하기 위해 모였던 셋이지만
귀신은 신같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저 어린 나이에 사고로 죽은 소녀였을 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겠다는 다짐을 했던 이들이지만
동정의 마음을 느껴서일까
이제는 귀신의 시신을 찾아주는 걸 도와주기로 했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지막을 제대로 마주하고 싶다는 마음은
그 과정에서 그들이
‘죽음’이 얼마나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조금씩 체감하게 된다.
썸머 고스트는
죽음의 존재였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오히려
남겨진 이들에게 삶을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세 사람은 깨닫게 된다.
죽고 싶다는 감정이
단순히 끝내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다는 신호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벗어나는 방법이
반드시 ‘죽음’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한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며,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조금은 더 살아가 보기로 하는 선택.
그들은 아주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겪는다.
<썸머 고스트>는 거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누군가의 인생이 극적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대신,
아주 조용하게 묻는다.
“그래도, 살아볼 이유는 없던가?”
그들이 처음에 원했던
삶을 관통하는 신과 같은 귀신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들에게 삶을 알게 해 준
썸머고스트가 되어주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
그래서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이 글을 읽을 당신도
앞으로의 삶이라는 썸머고스트를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