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윌 헌팅>
‘그렇다, 내 아내는 죽었다.‘
<굿 윌 헌팅> 4.5점
“O captain my captain”
영화계 영원한 은사님에게 이 글을.
영화의 주인공인 ‘윌 헌팅’은
보스턴의 빈민가에서 자라나
낮에는 대학교 청소부로 일하고
밤에는 친구들과 사고를 치며 살아가는
20세 청년으로, 겉보기에 평범하지만
천재적인 수학 두뇌를 지녔다.
여느 때와 같이 MIT에서 청소를 하던 중,
수학과 교수 램보가 게시한 고난도의 수학 문제를
몰래 풀어내며 그의 재능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윌은 경찰과의 폭력 사건으로 체포되었었고,
문제를 풀어낸 사람을 찾아다니던
수학 교수 램보의 중재로
감옥에서 나오는 대신 심적으로 문제 있던 윌은
램보 교수의 관리 하에 심리 상담을 받게 된다.
여러 상담사를 만나며
만나는 족족 마치 조롱하듯 거부한 끝에,
결국 램보의 대학 동기이자
지금은 잠시 거리를 두고 있던
심리학자 숀 맥과이어를 만나게 되며
그의 도움으로 상처를 치유해 가는 이야기이다.
“넌 달랑 그림 한 장 보고서는 내 인생을 다 안다는 듯 내 삶을 잔인하게 난도질했어.”
사실 ‘숀 매과이어’가 단지 훌륭한 심리학자라 해서
윌의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그들의 첫 만남은 윌의 숀이 그린 그림에 대한 평가로
죽은 숀의 아내에 대한 윌의 모욕에
몸싸움 직전까지 갈 정도로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숀은 포기하지 않았고,
두 번째 만남에서
뛰어난 지적 능력에도 방황하는 그에게
현실을 직시해 주기 위해
윌이 암만 똑똑하다 해도 경험 부족한 아이이고
경험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금의 재능을 썩히면 안 된다며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를 모욕한 윌에게
오히려 본인과 먼저 떠난 아내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내가 방귀를 뀌었다는 이야기,
스포츠의 역사적 순간을 등지고 만난 그녀와의 첫날.
그 사소하고 우스운 기억들을
슬프도록 사랑스러운 추억처럼 꺼내놓는다.
네가 선택해 윌.
your move, chief
윌은 억지로 괜찮은 척
남들의 약점을 이용해 비웃고 능욕하며
주변인, 심리상담사 심지어 여자친구에게도
마음을, 그 속의 상처와 내면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고아였던 자신의 아픔,
뭘 느끼고 어떤 사람인지,
‘올리버 트위스트’만 읽어본다고 다 알 수 없듯이
스스로 너에 대해 말해야 된다는 걸
알려주게 된다.
"It's not your fault(네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그간의 상처,
고아였던 자신의 아픔은
수없이 반복되는 그 말에 윌은 끝내 무너진다.
그 말은 그저 위로가 아니었다.
그 말은 무게였다.
자신이 평생 짊어지고 있던 모든 죄책감이
저 멀리 어딘가로
풀려나가는 순간이었다.
여친과 헤어진 이유,
그간 사람들과 다툰 일들,
고아였던 과거의 자신,
위탁 부모에게 받은 학대..
모두 네 잘못이 아니라고..
때로 우리는 모두 윌처럼,
가진 것보다 잃은 것에 더욱 얽매이고
누군가의 손길 하나로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우리에게 굿 윌 헌팅은 말한다.
삶은, 운명은, 고통은
누군가의 진심 앞에서 녹아내릴 수 있다고.
그렇다,
아내는 죽었지만
사랑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윌 역시, 자신을 잃지 않게 되었다.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강조하며
꿈을 향해 어디론가 가는 윌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