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못하는 돼지는 평범한 돼지일뿐

<붉은 돼지>

by 머묾

날지 못하는 돼지는 평범한 돼지일뿐

<붉은 돼지> ★★★★☆



이 영화는 비행정 시대에 지중해를 무대로 하여

명예와 여인과 돈을 걸고

하늘의 해적과 싸워 "붉은 돼지"라고 일컬어진

돼지의 이야기다.



특이하게도 돼지의 모습을 한 인간이 주인공이다.

본인이 설명하길

어떠한 저주에 걸려 돼지가 되었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세계 대공황이 시작된 시점인 1929년.



전직 군인이자 파일럿이던 주인공 '포르코 롯소'는

전우를 잃고 파시즘에 미쳐버린 조국에 실망하여

군을 그만둔 후,

공적과 싸우는 현상금을 업으로 삼고 있었다.



사실 대중성만을 노리고 만든 영화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드넓은 지중해 위

마치 곡예와 같은 비행을 하는 비행기와

그 디자인들은,

너무나 만들고 싶어서 만든 느낌이 날 정도였다.



눈을 즐겁게하는 낭만적인 그들만의 대결

그렇지만 포르코 롯소가 돼지가 된 것에 대해선

관객에게 해석을 맡겨두듯

자세히 나오진 않는다.





그렇다면 롯소는 어째서 돼지가 되었을까.



답을 알려면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장면에서의 돼지들에 대해

생각해봐야한다.



엔딩 크레딧의 돼지들은

모두 남자로, 시대를 생각하면

군인으로 징병되어 활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군인으로 활동중인

롯소의 전 동료와 작중 공적들은

돼지가 아닌 모습을 보아

돼지가 된 사람들은 전쟁 중,

어떠한 계기로 변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아마도 전쟁을 치르며

의미없는 대량 학살의 참상을

두눈으로 목격하자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룻소와 같이 돼지가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나타났을 것이다.



그리고 포르코와 뜻을 같이한 돼지들은,

그 시절의 아나키스트, 레지스탕스,

어쩌면 한국에선 독립운동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잔인하고 비겁한 인간의 삶보다는

배고프지만 낭만있는 돼지로 사는것을 선택한

한 남자의 인생.




붉은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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