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시작 전 고정 출연진들끼리 인사와 간단한 토크를 나눈다.
부모님이 입장하고 다 함께 인사를 주고받는다.
본격적으로 VCR 영상을 통해 아이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다 같이 보게 된다.
영상을 본 후 오은영 박사와 부모가 본격적으로 아이의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런 후 다시 영상을 관찰하게 된다.
TTS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활용한 '말하는 코끼리 인형'과 아이가 단 둘이서 속마음을 주고받는다.
오은영 박사가 최종적으로 아이와 부모를 위한 금쪽처방을 내리게 된다.
금쪽처방을 실천하는 영상을 다 같이 보게 된다.(나무 위키)
뭐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모양이다.
오며 가며 인터넷 기사로 접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은영 박사의 따뜻한 미소로 대표되는 것 같다.(우매한 사람들에게 솔루션을 주신다)
이 소설을 보면서 불현듯 떠오른 것이 바로 이 금쪽이 프로그램이다.
이 소설에서도 여러 금쪽이들이 나온다. TV 프로그램처럼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모두들 덜 자랐다. 그래서 아직 여물지 않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소방관인 남편을 잃고 세상 풍파에 찌들어 상처받은 엄마(보경)
장애를 갖고 세상에 편견에 상처받은 아이(은혜)
엄마와 언니와 가난과 집안 형편 때문에 마음을 닫은 아이(연재)
모두들 상처를 가슴에 한가득 안고 한 집에 살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파문을 일으키며 등장하는 콜리(기수 휴머노이드 로봇)
콜리는 금쪽이 프로그램의 코끼리 인형과 오은영 박사를 합쳐 놓은 역할이다.
콜리라는 로봇도 사실 기수 로봇 제작 과정 중에 실수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설정되지만
어쨌거나 편견이 없고 순수하며 친구의 고민을 참을성 있게 들어준다.
그런 콜리는 로봇이지만 오히려 더 인간적이다.
콜리와 아이들은 관절 문제로 뛸 수 없는 말, 투데이를 위해서 작전(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는)을 짜고, 착하고 좋은 어른인 복희(수의사), 서진(기자), 마방 관리인(민주)의 도움을 받아 한번 더 경마장의 주로를 달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이 사랑하는 말인 투데이의 행복(투데이는 달리고 싶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무거운 기수를 얹고는 속도를 낼 수 없다) 모습은 거의 성인의 모습이다.
나는 세상을 처음 마주쳤을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단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천 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커다란 몇 사람의 이름을 알았다. 더 많은 단어를 알았더라면 나는 마지막 순간 그들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그리움, 따뜻함, 서글픔 정도를 적절히 섞은 단어가 세상에 있던가.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이렇게 끝난다. 세상은 파랑파랑.
콜리의 유언 또는 성인의 인간에 대한 당부 같은 말씀이다.
"나는 가지만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다"라고 여운을 흩뿌리며 마치고 있다.
하아.
어쩌란 말이냐.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내 취향이 아니다.
세상이 파랑이라고 아직 살 만하다고 하는 작가의 가르침은 적어도 나에게는 공허하게 느껴진다.
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과학 소설은 아닌 것 같은데.....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로 아무리 지껄여도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혼잣말을 뇌까리며
내 취향을 고약함을
내 비뚤어진 심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