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나쓰메 소세키)

by 궁금하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복잡할 때

편안하게 읽으면 좋을 책이다.


심한 장난꾸러기 소년이 학교를 졸업하고 시골 학교에 부임한 이야기다.

거창하게 소설을 통한 소세키의 사회 비판이라든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고(하자면 못할 것도 없지만)
나는 이 웃기는 인물.
도련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 현란하게 바쁘고 복잡한 시대에 이 도련님이라는 사내.
어렸을 때는 못 말리게 개구쟁이였고

학교를 졸업해서는 시코쿠의 시골 중학교의 교사가 된다.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시골 교직 사회에서의 알력 싸움에도 연관이 된다.
불쌍한 동료교사를 연민하기도 하고 학교 간의 학생들 패싸움에 얽혀 교사직을 그만둔다.

어렸을 때 봤던 GTO라는 일본 만화에서 폭주족 출신 주인공이 교사가 되는 것과도 일견 비슷하지만 주인공은 그 정도의 완력도 없다.


대단히 능력이 있다거나 고매한 인품이 있지는 않다.

오히려 어리석고 노회 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까지 하는 인물이다.


욕심이 없어서 거침이 없는 것인지, 거침이 없어서 욕심을 드러낼 기회가 없는 것인지

어찌 됐든지 간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결과적으로는 정의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내가 바라마지 않는 그런 인물이다.


그는 어리석지만 순수하게 어리석고 결국은 자존심을 지키며 학교의 모사꾼들에게 복수를 한다.(두드려 패는 것이 옳은 복수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는 뭔가에 얽매이거나 하지 않는다. 되는 대로, 닥치는 대로 살고 굉장히 투박하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심지 같은 것을 버리지 않고 간다.

나는 무슨 일이든 간에 진득하게 걱정을 하려고 해도 근심이 되지 않는 놈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그다지 대담한 인간은 아니지만 포기를 잘하는 인간이다. 이 학교가 정말 아니라면, 바로 어디로든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너구리나 빨강셔츠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하물며 교실의 저 애송이 따위에게 환심을 사거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있을쏘냐.


생각해 보면,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옳지 못한 일을 장려하고 있는 듯하다. 악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박힌 듯하다. 가끔 솔직하고 순진한 사람을 보면, “샌님”이라는 둥 “어린 녀석”이라는 둥 하면서 트집을 잡고 경멸한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윤리 선생이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지 않은가. 이왕이면 큰 맘먹고 학교에서 ‘거짓말하는 비법’이라든가, ‘사람을 믿지 않는 술법’이라든가, ‘사람을 이용하는 술책’ 등을 학과목으로 정하여 가르치는 것이 이 세상을 위하고 당사자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일본 소설을 시작할 때 입문서 같은 책이라고도 하더라만

줄거리나 담긴 내용이 복잡하지 않고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 있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은 쿨한 녀석.


그리고 나도 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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