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처럼 다가오는 뇌의 폭주

글루타메이트의 창조와 파열

1. 감각의 입구로의 초대

H는 어느 날, 오른쪽 손톱 아래에서

살아 있는 감각을 느꼈다.

그건 고통이라기보다는ㅡ

낯선 세계에 갑자기 연결된 느낌.

마치 자신의 뇌 속에 처음 도착한 생물처럼—

살아 있지만,

뿌리내리지 못한 채

표면의 가장자리에서만

조용히 숨 쉬고 있는 느낌.


2. 글루타메이트 개요: 감정의 점화 장치

뇌 안에는, 감정을 점화하는 분자가 있다.

글루타메이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기억, 감정, 창작, 각성의 회로를 여는 열쇠.

그러나 이 열쇠는 종종,

너무 많은 문을 동시에 열어버린다.



3. 파열: 그 과잉이 남긴 것

H의 뇌는 잔잔해 본 적이 없다.

소리 하나, 빛 하나,

몸 안에서 스치고 가는 작은 감정 하나에

과하게 반응했다.

불안, 해리, 감각적 과잉.

감정은 늘 붕 뜬 채로 존재했고

언제 깨질지 모르는 얇은 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4. 숙취와 글루타메이트: 뇌의 반작용

술을 마신 다음 날, H는 ‘두근거림’으로 깨어났다.

먹먹한 두통, 무언가 잘못될 것 같다는 느낌,

손끝에서 심장까지 번지는 초조함.

그것은 단순한 숙취가 아니었다.

알코올이 불러온 GABA가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건 글루타메이트였다.

GABA로 억제된 뇌가, 그 반작용으로 폭주하고 있었다.



5. 반복 회로: 감정의 되감기

기억은 돌아온다.

그러나 그건 과거가 아니다.

뇌는 감정 버튼을 낡은 라디오처럼 재생한다.

반복되는 감정 회로는 H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주 말했다.

“나는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피곤하다.”



6. 착륙하지 못하는 존재의 기록

뇌는 인간에게 너무 많은 것을 허락한다.

살아 있다는 감각조차,

너무 생생하면 통증이 된다.

H는 착륙하지 못하는 존재였다.

늘 공중에 붕 떠 있었고,

감정은 너무 예민했고,

감각은 너무 생생했다.

그의 뇌는 늘 과잉 상태였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피로한 생존자 같았다.

그 이야기는 결국—

이방인 같은 감각,

어딘가 착륙하지 못하는 존재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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