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 조지아 여행 / 여행 동선, 일정, 예산 짜기, 경비, 준비물
이직하는 중간에 꼭 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직 타이밍에 2달 정도 휴식 기간이 생기고, 9월부터 해외 입국자 PCR 검사 의무도 해제됐다. 정말 여행자 팔자 하나는 기가 막히게 타고났다고 느끼는 요즘. 조지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나누고자 글을 펼칩니다!
글을 시작하기 앞서 여행만큼 개인의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또 없다고 생각해서 미리 나의 여행 성향을 말씀드리자면, 나의 여행 목적은 그 나라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는 것이다. 관광보다는 그냥 그곳에서 머무는 느낌 자체를 좋아하고 빨리빨리 이동하는 여행 스타일은 아님.
그래서 숙소도 숙소 자체가 목적인 경우에는 돈을 쓰지만 여행이니까 좋은 곳에 자야 한다 이런 것 없음..ㅎ 그냥 상식 선의 청결+위치만 본다. 그리고 여자 혼자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경험으로 느낀 건 혼자 있는 호텔보다 사람이 있는 호스텔이 덜 무섭다.
그리고 계획형 인간이라 엑셀로 여행 짜는 사람 나야 나. MBTI 검사하면 J 90% 나옴^^. 거기에 얕은 지식과 정보 좋아해서 그 지역의 역사나 별 거 아닌 숨은 이야기 찾아보고 이런 거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넓고 얕은 지식 좋아하는 슬로우 트레블러이시라면 나의 여행기가 찰떡콩떡으로 맞으실 거다.
아래로 정보를 드릴 수 있는 부분은 굵은 표시를 해둘 테니 정보 위주로 찾아보신다면 굵은 글씨를 따라 읽으시면 되겠다!
비자 - 한국인 무비자 최대 360일간 체류 가능
치안 - 좋은 편이나 일부 지역에서 아시아인 상대로 각종 인종차별 사건 사고가 있음.
시차 - 한국 시간보다 5시간 늦음 : 한국 오후 5시 = 트빌리시 오후 1시
화폐 - 라리를 쓰고 GEL로 표기.
(9/10 기준) 1라리-485원 / 1달러-2.84라리
달러를 환전해서 사용하는데 특이하게 ATM기에서 달러를 뽑아서 환전하는 게 유리하다고 함
트빌리시에서는 대부분 카드 사용이 가능한 듯한데 카즈베기&메스티아 같은 산간 지역에서는 현금만 사용하는 듯.
ATM 사용 시 [Bank of Georgia atm]을 사용해야 수수료 저렴(금액 상관없이 수수료 1달러)
팁 문화가 일상적이진 않음.
일부 식당에서 음식값에 부가가치세를 붙이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 메뉴판에 보통 표시되어 있음.
물가는 저렴한 걸로 유명한데 의외로 공산품&고기는 비싼 듯. 생선류는 찾아보는 게 정말 어렵다고 한다.
다만 과일&채소, 와인 등 장바구니 물가가 저렴.
집 렌트비도 저렴해서 한달살이의 성지였으나 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렌트비가 많이 올랐다고 한다.
콘센트 모양 - 한국과 동일함!
식수 - 현지인들은 탭 워터를 그냥 먹는다는데 오래된 집이 많은 만큼 수도관도 노후된 곳이 많다고 한다. 물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수도관 노후 때문에 샤워기 필터가 하루면 까매지는 집도 있다고.. 웬만하면 생수를 사 먹을 생각이다..^^..
날씨 - 트빌리시 같은 곳은 우리나라랑 비슷하고 전체적으로 초봄 날씨 정도라고 함. 산간지역의 경우 10도 이상 차이 나니 10월 트레킹을 준비한다면 겨울 복장을 준비해야 한다.
간단한 인사말
안녕하세요 - 가마르조바
안녕히계세요 - 나흐밤디스
감사합니다 - 마들로바
매우 감사합니다 - 디디 마들로바
미안합니다 - 보디쉬
얼마예요? - 람 데니아
좋아요 - 까르갓
네 - 끼 or 호
아니요 - 아라
잘 안보이실까 봐 글로 풀어 적자면 총 23박 24일 일정에 이동&숙박 타임라인은 아래와 같음
10/9 트빌리시 입국 (3박)
10/12 쿠타이시 이동 (1박)
10/13 메스티아 이동 (2박)
10/15 우쉬굴리 이동 (1박)
10/16 메스티아 이동 (3박)
10/19 보르조미 이동 (2박)
10/21 아할치헤 이동 (1박)
10/22 카즈베기 이동 (4박)
10/26 트빌리시 이동 (2박)
10/28 시그나기 이동 (1박)
10/29 트빌리시 이동 (2박)
10/30 알마티 이동 (레이오버+1박)
11/1 한국 입국
왜 저렇게 트빌리시를 들락날락거리느냐 하면 카즈베기나 시그나기를 가는 차가 트빌리시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메스티아는 트빌리시에서 바로 갈 수 없고 중간 경유지 한 곳을 거쳐야 하는데 보통 주그디디를 많이 거쳐가고 쿠타이시, 보르조미를 거쳐가기도 함. 만약 1달 이상 장기 여행자라면 트빌리시에 집을 렌트해두고 이곳저곳 여행하는 것도 괜찮을 듯!
에어 아스타나를 통해 100만 원 안쪽으로 표를 예매했고 이전에 유럽 여행을 갈 때 긴 환승을 했던 알마티를 다시 가게 되었다. 스톱오버 좋아하고 오랜 비행을 힘들어하는 편이라 긴 환승 오히려 좋아~!
그리고 10월 중순이 다다른 시기에 가는 여행이라 메스티아&카즈베기 같은 산간 지역의 눈과 비 때문에 일정 변동 가능성이 커서 여행 초반과 몇 가지 포인트가 있는 숙소만 예약해두고 중간의 일정은 그때그때 유동적으로 예약할 예정이다. 미리 예약해둔 숙소는 모두 부킹에서 무료 취소가 가능한 숙소임.
* 게다가 조지아의 교통이란 게,,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나 유럽의 플릭스 버스 or알사 버스, 렌페 이런 거처럼 미리 예약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현지에서 미니 버스 격인 <마슈로카> 표를 구매해야 함.
이 마슈로카는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9시 출발인 차를 타도 그보다 일찍 정원이 다 차면 출발하고 또 안차면 좀 기다려서 채워가고 이런 시스템이라고 함. 그래서 계획에 변동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 파워 계획형인 나로서는 조금 불안하지만 이런 즉흥(?)을 또 언제 경험해보겠나 싶어 즐겨볼 예정이다.
처음엔 3주 여행, 200만 원을 예산으로 잡았는데 라리&달러 환율이 나날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230만 원으로 예산을 늘림.. 우선 9/10 기준 여행 시 미리 분배한 예산은 대략 아래와 같다
도시 이동 교통비 : 246라리 / 119,310
시내 이동 교통비 : 189라리 / 74,690
숙박비 : 397,404
기타 : 315라리 / 114,155
비행기 : 944,753
총 1,698,986원
(9/10 환율로 485원 곱했고 숙박비는 부킹닷컴에서 원으로 예상금액을 제공해줘서 계산, 숙박 표에서 옆에 라리가 적혀있는 건 예약 완료한 것임)
*현지에서 업데이트한 정확한 정보는 차차 공유할 예정.. 부정확하고 변동 가능성도 많은 점 양지 바랍니다
숙박비 같은 건 예상되는 날짜에 부킹닷컴(이게 젤 저렴한 경우가 많음)에서 찾아보고 적당한 것들로 예산을 짰다.
그리고 나머지 60만 원을 식비 포함 추가 예산으로 잡아둠.
카즈베기나 메스티아에서는 일정 요금을 추가하고 석식을 먹을 수 있는 숙소들이 있다고 해서 내가 가는 숙소에도 그런 시스템이 있으면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맛집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그럭저럭 먹고 지낼 수 있을 거 같음. (유럽에서도 감자 두 알로 끼니 때우던 사람..)
그리고 230만 원이라는 예산은 펑펑 쓴다고 행복한 게 아니고 정해진 선이 있어야 그 안에서 최선을 택하고 행복을 느끼는.. 그런 요상한 성격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설정해둔 선이고 필요하다면 더 쓸 생각으로 신용카드+비상금도 준비해 간다!
앞서 말했듯 카즈베기나 메스티아 같은 산간지역은 트빌리시와 10도 이상 차이 나서 10월 산행이라도 겨울 산행처럼 준비해야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에 단단히 준비함.
특별히 신경 써서 챙긴 부분 먼저 소개하면
[트레킹화+발가락 양말+등산 양말+경량 패딩+기능성 바람막이+히트텍+등산바지]
트레킹용으로 챙겼고 더 추우면 겹쳐 입을 레깅스와 기능성 방수 아노락도 챙겼다. 오래 걸으면 물집 잘 잡히는 분들은 발가락 양말 꼭 챙기세요ㅜㅜ. 순례길 걸을 때 처음으로 발가락 양말을 접했는데 발가락에 상처 하나 없이 완주할 수 있었다. 발가락 양말+등산양말 목 긴 거 이 조합이면 물집 걱정 없음!
전기방석은 한겨울에 러시아 여행할 때 정말 유용했던 건데, 허리 쪽에 깔고 자면 전기장판 안 부러움. 조지아 감기가 유독 독하다고 해서 챙겼고 유럽 여행 때 유용했던 침낭은 깨끗이 빨아서 챙겼다. (침낭 분명 세탁해서 넣어두었는데 아직도 순례길 내내 발랐던 호랑이 연고 냄새가 안 빠졌더라는 안 웃긴 후문..^^)
그것 말고는 그냥 적당히 입고 다닐 옷과 기타 물품.
상의
- 얇은 기모가 든 맨투맨
- 기모든 후드 집업
- 받쳐 입을 브이넥 긴팔
- 잠그면 니트로 입을 수 있는 가디건
- 체크 남방
- 잠옷용 낡은 긴팔(입다가 버리고 올 것)
- 반팔 두 장 (받쳐 입거나 혹시 덥다면 단독+가디건-남방 조합으로 입을 예정)
하의
- 가을~겨울용 트레이닝 바지
- 청바지 1개
- 검은색 일자바지 한 개
- 무릎 나오고 헤진 긴 트레이닝 바지(입다가 버리고 올 것)
기타
- 수영복(뺄까 말까 고민 중..)
- 레깅스 1개
- 캡 모자
- 비니 1개
나도 조지아를 가본 적이 없어서 제대로 챙겼나 싶은데 2019년 9월 초에 카자흐스탄에 들렀을 때 너무너무 추웠던 기억이 있고.. 11월 초에 모스크바에 갔을 때도 비니 없었으면 뇌 다 얼었을 거 같은 기억이.. 더우면 벗지 뭐.. 이런 생각으로 따뜻하게 챙겼다.
- 건식 타월 2장 : 금방 말라서 좋음! (한장은 일반 수건 크기, 한 장은 목수건(?) 같은 크기로 챙기면 용도별로-땀 닦을 때, 추워서 목에 두르고 잘 때 등등.. 두루두루 쓸 수 있음)
- 세면도구 팁 : 애기들 물병 약통에 폼클렌징 담고 뷰티바&트리트먼트 조합으로 가져가서 짐 줄이기
- 비상약 : 지사제, 해열제, 종합감기약, 콧물약, 소화제, 호랑이 연고 등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거 외 이번 여행에 특별히 챙긴 건 고산병 약!! 높은 지대 가면 고산병을 호소하는 사람도 아주 가끔이나마 있다 해서 챙김
- 향수 : 여행 갈 때마다 면세점이나 현지에서 저렴한 브랜드로 향수를 하나 삼. 나중에 돌아와서 여행을 추억할 때 향수 뿌리면 여행 다닐 때 생각나고 너무 좋음!
그리고 영상을 직업 삼은 인간으로서 양심상 고프로 챙겼다. 데세랄은... 고민 중인데... 별 사진 찍을 때 말고는 귀찮아서 잘 안 쓰게 될 것이 뻔해서 열심히 아이폰 갤러리를 정리하고 있다. 어떡하죠...?? 챙길까요, 말까요.. 할튼 그리고 인풋이 들어오는 만큼 뭐라도 좀 쓰고 뭐라도 만들어보고자 맥북도 챙겨갈 생각이다.
여행 준비 프롤로그를 2편에 나눠 쓰다니.. 파워 J인간 다운 준비과정 아닐까요..
어찌 됐든 재밌고 유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