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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용접학과 여학생의 대학생활

다음 주는 벌써 중간고사 기간

by 메이블

입학해서 정신없게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음 주가 중간고사 기간이다


학기마다 배우는 과목수가 달라지는데

첫 지금 학기는 총 7과목을 배운다

1. 수학

2. 용접 실습

3. 가상 실습

4. 블루프린트

5. 안전

6. 에세이

7. 이론


차례대로 과목별로 얘기를 한다면

1. 수학

정말 깜짝 놀랐다

이게 대학교 수학이라고?

세 자릿수, 네 자릿수 더하기, 빼기, 곱하기

분수 곱하기, 나누기 등


최소한 삼각함수 같은걸 시작으로 할 줄 알았는데

이런 걸 배우다니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작은 시험의 연속인데

한국학생들이 항상 제일 먼저 제출하고 나간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문제가 있다면

수학 용어를 영어로 모른다는 거?

그것만 외우면 아주 무난하게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 용접 실습

사실상 제일 중요한 실습

졸업 전에 자격증도 따야 하고 취업하면

실전이기 때문에, 제일 열심히 해야 하는 수업이다

팬쇼컬리지 작업 환경은 꽤 좋은 편 같다

한 명당자리가 배정되고 거의 모든 공구들은 제공된다

본인 용접장갑, 헬멧, 작업복, 안전화만 준비하면 된다


이 용접 실습도 스킬 한 개 배울 때마다

시험을 보고 평가를 받는다.


정말 모든 과목이 평가의 연속이다



머리로 하는 공부 빼고

손으로 하는 건 나름 자신 있는 편이라

실습은 꽤 좋은 성적을 받고 있다ㅎ


적성에 잘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작업이 끝나자마자 결과를 체크할 수 있다는 게

아주 마음에 든다


그리고 사실 연습만이 답이다

머리로 생각만 하는 거랑 실전은 정말 달라서

직접 손끝으로 약간의 차이를 느껴가야 한다


교수님도 시크하시고 무뚝뚝하시지만

굉장히 학생들을 생각하고 챙기시는 게 느껴지는

좋은 분이시다


3. 가상실습

나름 좀 놀랐던 과목

VR안경을 착용하고

가상으로 정말 용접해 보는 것처럼

실습하는 과목인데

개인적으로 실제 용접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점수를 매겨주는 거라

각도, 스피드, 위치 등등 다

체크해서 총점이 나오기 때문에

신경 쓸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래도 약간 게임하는 느낌이라 재밌음


4. 블루프린트

작업 현장에서 사용할 법한

도면이나 작업서 같은 양식들을 배운다

직접 3D, 2D로 도면 그리는 연습도 하고,

외워야 할 것들이 많은 과목 중 하나이다


그래도 취업하면 유용하게 잘 쓸 거 같은 과목이라

열심히 하고 있다


5. 안전

정말 과목 중 제일 재미없고, 필요성 0%인 수업

학비가 아까운 느낌이다

이 과목은 할많하않


패스


6. 에세이

진짜 산 넘어 산... 어마무시한 과목이다.

컬리지 입학을 확정받은

학생들은 시험 공고 메일을 받았을 것이다.

에세이를 1시간 안에 쓰고, 패스하면

이 과목 이수한 걸로 쳐주는 건데..


나는 추가인원 명단에 있다가 들어간 거라

그 기회도ㅠ못 얻어보고 수업을 듣고 있다


매주 수업시간마다 에세이 한 개씩 써서 제출해야 한다

A4 용지 한 장 정도 지문을 읽고

나의 의견에 대해 써야 하는데


총 5 문단을 써야 하고, 에세이 형식을 갖춰서

1시간 안에 다 써내야 하는 게 보통이 아니다..


교포얘들도 어려워하는 수업

사실 우리도 한국어로 에세이 쓰는 법 모르는 것처럼

이 친구들도 똑같은 상황이다ㅎㅎㅎ

나의 영어 한계를 매주 느낄 수 있는 수업


7. 이론수업

이게 최고 수업 어떤 의미로 최고냐면

최고로 어려운 수업


용접은 전기와 관련이 있다 보니

전기에 대해 배우고

용접 기법, 기계, 스킬 등등

여러 가지를 배우는데


한국어로 번역을 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정도..


오죽하면 이 과목 때문에

Chat GPT를 유료결제해서 사용 중이다

나의 과외선생님ㅎㅎㅎㅎ


교수님의 말 속도.. 난이도 최상의 수업내용

정말 매일 하나도 못 알아듣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나오는 수업이다..


캐나다 얘들이야 모르는 단어만 쓱 외우면 되지만ㅎ

외국인 학생은

모르는 단어를 찾고, 문장들을 이해하고,

다시 단어들을 외우고

총 3번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시간과 노력이 제일 필요한 수업이다



반 얘들이랑 가끔 대화하는 것도

나에게는 영어 듣기, 말하기 평가처럼

긴장의 연속인데ㅎㅎ


수업, 과제까지 하려니

매일매일 정신없이 허덕이고 있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EAP 때보다 재밌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조금씩 들리고, 조금씩 이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당장 다음 주 중간고사는 어쩌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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