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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 Jan 02. 2023

시장은 공정하지 않다.

폭탄 돌리기와 의리.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틀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됐는데 소화불량으로 이어지면서 브런치 작성을 하루 연기했네요.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영부영 미루게 되어 스스로에게 불만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혹여나 제 글을 주기적으로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기다리게 하여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금 딱딱한 얘기를 하기 때문에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로 작성하겠습니다. 반말로 인식하여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사전에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 고기 덩이와 사냥개.



제가 생각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꽃'은 '주식'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현재 다양한 사상의 토대를 제공한 마르크스 역시 '주식' 매매를 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주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금융의 영역을 넘어서 보다 복합적인 영역으로 이해해야 한다. 매매를 통해 군중 심리를 이해할 수 있고, '베블런'(Veblen) 효과의 적용례를 당장 눈 앞에서 발견케 하는 등 주식 시장에서는 인간 삶의 전반을 이해해야만 보다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무엇보다 '주식 시장'에서의 공짜 숭늉은 없다는 점이다. 최근 12월 28 배당락일에 맞춰 '배당율'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을 목격하였다면, 이를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된다면, 그리고 '개연성'이 아닌 '확실성'의 영역으로 넘어온 '돈'이라면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온갖 '사냥개'들이 몰려든다. 돈냄새가 나면, 일단 내가 몇 번째로 알게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내가 먹을 것은 살덩이인가, 잔반 처리인가. 혹은 미끼인가.


공유지의 비극과 달리 금융 시장은 처음부터 '협력'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 법적 테두리 내에서 도덕성을 논하지 않고, 정보를 바탕으로 내 자산만 증식시키면 된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시장은 '거의 모든 것'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좌측부터. 1. 삼성전자 차트 2. Kospi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3. Kospi2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삼성전자와 kospi 200(코스피에 상장된 1571개의 회사 중 일정 조건에 부합한 200개의 회사), kospi 지수의 현 상황이다. kospi 200과 kospi 지수는 자연스레 그 수치가 닮을 수밖에 없다. kospi200의 시가총액이 kospi 전체 시가총액의 8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kospi와 kospi200은 그 모습이 유사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닮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현재 331조( kospi 시총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104조. 1월2일 기준)이다. kospi의 시총이 1월 2일 기준 1750조이다. 다시 말해서 삼성전자 주가의 등락이 곧 kospi 전체를 들썩이는 데 충분하다는 것이다.

1월 2일 기준 한국 kospi 상장사 시가총액 합. 1759조.

정리하자면, 1. 시장은 '확실한' 돈냄새가 나면, 반드시 사냥개가 몰려들고. 워낙 잽싼 사냥개들의 본능 덕분에 개인은 '뼈'를 핥기 바쁘다. 2. 삼성전자와 kospi의 차트가 서로 유사한 점은 '시가총액'의 규모를 통해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방향성이 곧 코스피 전반을 움직인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두 전제를 인정한다면, 삼성전자의 '바닥'을 통해서 증시의 '단기적' 바닥을 유추할 수 있다.

삼성전자 선물 가격. 23년 1분기, 2분기, 3분기.


삼성전자 '선물'을 통해서 증시의 바닥을 대강 유추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삼성전자를 '노트북' '핸드폰' 'tv' 등 기타 전자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하는 '개별주'가 아니라 'kospi'의 이정표로 간주하고 설명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한자 '먼저 선(先)'과 '물건 물(物)'의 말 뜻을 이해하면 '선물'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평일 9시부터 15시 30분까지 거래하는 '주식'이 '현물'이다.


선물을 이해하기 위해 예시를 하나 들자면, 현재 1월 2일 장 종료된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1주 55500원이다. 그런데 23년 9월의 삼성전자 '선물'의 계약 단위는 57400원이며, '미결제' 된 계약 수는 '11'개이다.(매매 메커니즘은 생략.)

  다시 말해서 '누군가' 삼성전자의 1주 가격이 9월 즈음엔 적어도 '57400'원을 넘어설 것이라 생각하여 '지금 당장' 사놨을 것이다.

이건 우리도 똑같다. 현물에서도 우리가 주식을 매수할 때, '이건 무조건 여기서 오른다!' 싶을 때 사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도박 중독자에 버금가는 매매 중독자이다.)

그런데 '미결제' 되었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57400원 주고 미리 매수한 '삼성전자'를 '아직 팔지 않았다.' 라는 것이다.

지금 55500원이니, 57400원에 매수한 사람은 '아직 손절하지 않았다.'로 이해할 수 있다.

만약 현재 삼성전자가 59500원이다? 그러면 이 사람은 '아직 익절하지 않았다.'로 이해할 수 있다.

(파는 시점은 단기적 고점이라고 판단하여 매도한다. 혹은 부차적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선물을 반드시 57400원에 11계약 매수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예시를 들기 위해 가정한 것이니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선물은 다시 말해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고 조금 일찍 '매매' 하는 것이다.


왜 '선물'을 매수할까? 삼성전자 주식(현물)을 100만원 어치 매수하려면 100만원이 있어야겠지만,

삼성전자 '선물'을 100만원 어치 매수하려면 '위탁증거금율'에 의하여 14만 2500원만 있으면 된다.

쉽게 말해서 '레버리지'가 7배다. 앞서 작성한 글에서도 다루었지만, 코스피200 선물은 레버리지가 12배이다. 나스닥100 선물의 경우 레버리지는 16배이다.


레버리지가 높다는 것은 '예측'한 계획이 '실제로' 나타났을 때, 상당한 이익을 부여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정보력'과 '기교'의 수준이 매우 높은 플레이어가 선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에도 현재 거의 모든 사실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며 선물의 예측대로 현물이 반드시 이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선물'의 예측은 다수의 시장 참여자에 의하여 계속해서 수정되어 정확도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2. 시장은 그래서 언제 반등하는데?또 얼마나 반등하는데?


정말 의미없는 답변이 되겠지만, '아무도 모른다.'가 답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하락세'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2,3분기와 마찬가지로 4분기의 하락세가 거의 끝물에 다다랐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2,3분기 선물 만기일 이후 며칠간 하락이 V 반등이 나오기 전 '신용,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율', '삼성전자의 횡보' '거래대금' ,'예탁금 규모'  등 기타 참고할 요인들이 현 상황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의 하락세가 거의 끝자락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의 삼성전자 횡보를 통해 단기 바닥임을 믿어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 대부분이 그것을 직감하고 신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단기 상승에 형성되어 갑작스레 거래대금이 증폭된다면 '폭탄돌리기'는 다시 또 시작될 것이다. 또한 폭탄돌리기의 실체는 당연히 '욕심 많은' 행위자 혹은 '눈치 없는' 행위자가 '덤터기' 쓰면서 드러날 것이다. 어디서 폭탄돌리기가 끝날지 모른다. 러시안 룰렛과 달리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식 시장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돈'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손절'하도록 계속해서 밀쳐내야만 다른 이들이 '적당히 싼' 가격에 해당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선물'과 달리 '주식'은 '의결권이 있는' 재산이다. 실제로 주식 수는 증자를 하지 않는 이상 변동하지 않으며, 한국 주식 특성상 대주주는 '지배율' 증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양태는 이익금 '주주환원' 정책보다는 문어발식 경영을 통해 지배율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찌 되었든 한국의 주식 시장은 파생상품이 현물 시장보다 거래대금이 수 배 많으며, 이 때문에 세계 경제의 풍향계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어마어마한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시장의 방향을 좌지우지 하며 우리는 삼성전자를 매수하지 않더라도 삼성전자에 간접적으로 종속되어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갭하락 기세가 멎어졌으므로(12월 29일 15시 30분의 삼성전자 현물 체결량과 12월 30일, 1월 2일의 15시 30분 삼성전자 주식 체결량을 통해 알 수 있다.) 잠시나마 횡보한다면 최근 과하게 하락한 코스피, 코스닥의 종목들이 '하락분'만큼 반등할 것이라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반등은 '테마주'가 아닌 종목들 위주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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