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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라텔 Feb 07. 2023

한정판거래 끝판왕, KREAM의 UX


Kicks Rule Everything Around Me

들어가며


크림(KREAM)은 출시된 2020년부터 현재까지도 정말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앱이다. 

‘자주 사용하는 앱’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릿 속에 침투한 앱이기도 하다. 

그런 어쩌면 일차원적인 이유로 오늘은 크림에 대해, 크림의 전반적인 UX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리셀 시장의 배경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



리셀시장, 그리고 KREAM의 등장


나이키를 필두로 한반도에도 리셀(Re-Sell;되팔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그 가운데서 리셀시장을 장악하고자 나온 플랫폼이 바로 오늘 다룰 기업, 크림(KREAM)이다. 크림에 친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크림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크림은 '한정판 거래 플랫폼'이다. 여기서 ‘한정판’이란 말 그대로 공급이 한정된 제품들을 말한다. 아래 그림이 좋은 예시이다.


Jordan 1 x Travis Scott x Fragment..이하 생략 (출처: KREAM)

해당 신발은 발매가 239,000원, 현재는 19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다. 대략 8배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공급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는 많으니 당연히 정가보다 리셀(재판매)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슈테크(Shoe+제테크)’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리셀이 돈이 되는 것이다. 한정판을 정가보다 한참 비싸게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판매자의 욕구. 비싼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한정판을 구하고 싶은 구매자의 욕구. 크림은 이들을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으로서 이들의 니즈를 해소해준다. 이것이 KREAM의 근본이다. 그렇다면 거두절미하고 KREAM의 좋은 UX와 아쉬운 UX를 살펴보도록 하자.


KREAM의 좋은 UX


실제 이용하면서 경험한 점들을 바탕으로 적어보도록 하겠다.


크림의 높은 신뢰성

가장 좋은 유저 경험은 크림을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크림은 실제로 철저하고 꼼꼼한 제품 검수과정을 타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두고 있다. 전문 검수팀이 제품 컨디션을 철저하게 확인한 뒤,검수 합격 시에만 출고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제품을 받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내가 크림을 통해 산 제품이 정품이라는 사실이 보장된다는 점, “가품이면 어쩌지”하는 불안요소를 갖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철저한 검수기준 (출처: KREAM앱)


미니멀하고 깔끔한 UI(GUI)

크림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도 플랫폼이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크림은 UI/GUI 개선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패션 플랫폼은 도메인 특성상 제품 가짓 수가 많고 다양한 제품을 다루기 때문에 한 화면에 보여지는 아이템 수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크림의 UI를 살펴보면 제품 하나당 이미지 크기를 키우고, 한 화면 당 보여지는 제품 수를 최대 4개로 줄였다. GUI도 마찬가지다. 배경은 화이트 톤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대부분 밝은 색상만 활용한다. 또 중요한 텍스트는 볼드체로 처리함으로써 가독성을 높혔다. 미니멀하고 일관된 UI(+GUI) 설계를 통해 유저의 피로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깔끔한 UI (출처:KREAM앱)

한정판 시세 제공 기능

크림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든 한정판 상품에 대한 실시간 시세, 시세 동향 확인이 가능하다. 리셀 시장의 특성상 제품의 거래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지속적으로 변동한다. 크림은 최근 거래가부터 지난 1년간의 시세 동향을 그래프를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현재 시세가 고점인지, 저점인지를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마치 주식 MTS처럼 언제 매수를 해야할지, 혹은 매도해야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이 매우 유용했다.



주식을 보는듯한 시세창 (출처: KREAM앱)



KREAM의 아쉬운 UX


그런 크림에게도 2% 아쉬움이 존재한다. 물론, 한명의 유저 입장에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임을 미리 밝힌다.


UX 라이팅의 부족함

UX장치로서의 텍스트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토스는 적재적소에 신선한 텍스트를 배치함으로써 유저 경험을 개선했다. ‘금융’이라는 소비자의 블라인드 스팟을 텍스트를 통해 보완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있다. 크림의 경우 텍스트 배치에서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판매자 입장에서 예를 들어보자. 크림에서 판매 시, 보관 신청의 여부를 묻는 버튼이 등장한다. 보관신청을 누르면 체크 박스가 나오고, 체크 박스를 모두 눌러야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문제는 이 과정을 거쳐야만 ‘보관 판매란 무엇인가요?’라는 도움말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앱을 처음 써보는 유저라면 보관 판매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단 취소를 누르고 보관 신청에 대한 설명을 찾기 위해 헤멜 가능성이 있다. 보관 판매에 대한 도움말 텍스트를 앞 단계에 배치한다면 사용자가 헷갈리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출처: KREAM 앱)



구매자 입장에서도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크림에는 ‘95점 추천 상품’이라는 상품 라인이 존재한다. 95점, 95점 구매가 등으로 여러번 등장하는 용어인데, 구매자가 구매하는 과정에서 95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마이크로 카피 요소가 부족하다. 95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아도 ‘하자가 있는 제품’이라고 정확하게 쓰여져 있지 않다. 95점 제품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실제로 앱 외부에서 찾아본 결과, 95점 제품이란 검수과정에서 제품의 하자를 발견하여 리셀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을 총칭하는 단어이다. 이를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소비자가 유추해야 된다는 점에서 UX 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커뮤니티를 보면 95점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글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분명 95점 상품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 못하고 앱에서 이탈하여 플랫폼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아쉬운 UX라고 볼 수 있다.


95점 합격 설명 (출처: KREAM 앱)



스크랩 기능의 부재


또한 크림의 UGC 커뮤니티 ‘스타일’ 에는 스크랩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스타일’은 다양한 유저들의 패션을 참고하고, 한정판 제품이 어떠한 룩(Look)에 어울리는지를 판단하고 탐색하는 기능을 한다. 스크랩 기능이 있어서 마음에 드는 게시글을 저장 및 보관할 수 있다면, 다시 게시글을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편하게 자신의 스크랩북을 통해 언제든 다시 보고,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해당 기능이 없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아도 스크린샷으로 개인 보관하거나, 다시 찾아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필터링 기능의 부재


크림의 경우, 사용자의 편의성을 배가시켜주는 필터링 기능이 미비하다. 예를 들어 크림은 현재 앱 내에서 한정판 응모 기능을 추가하였는데, 필터링 기능이 부족해 맞춤형 정보를 탐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오늘 응모’ ‘나이키 운동화’ ‘남성’ 의 필터링을 통해 정보를 추출하고 싶어도, 현재 크림에서는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일일이 드래그하며 제품을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앱 전체적으로 필터링 기능이 세부적이지 않다. 필터링하면 떠오르는 기업으로는 오늘의집이 있다. 제품마다 10~20가지 다양한 필터링이 가능하여 완전맞춤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러한 제품 필터링 가이드를 벤치마킹한다면 크림 역시 제품 탐색 과정에서 UX가 확연하게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처음 쓴 시점인 2022-09-14 기준 필터링 기능은 존재하지 않았으나 2023-02-07 기준 추가되었음을 KREAM 앱 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지우지 않은 것은, 실제 소비자로서 당시 느꼈던 페인 포인트가 실제로 개선되었기 때문에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UX 개선 우선순위


순위를 매기기 위에선 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점이 필요하다. 

나는 ‘사용하는데 전혀 어려움 없이 앱을 이용할 수 있는가?’ 라는 기준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평가해보았다. 


①UX 라이팅의 부족함

UX라이팅; 마이크로 카피가 미비한 점이 1순위로 선정되었다. 이유는 크림의 주 목적이 '거래' 서비스이고, 주 기능 또한 한정판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 가장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마이크로 카피를 포함한 텍스트 문제의 경우, 이 Buy & Sell 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UX요소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개선해야 되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②필터링 기능의 부재

필터링의 경우,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생기는 요소이지만, 크림 내의 응모 기능은 부가적 기능임으로 UX 라이팅보다 후순위에 뒀다. (2023-02-07;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는 추후 해소되었다.)


③스크랩 기능의 부재

스크랩 기능은 있으면 UX가 개선되지만 없어도 크림을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UX를 현격히 저하시키는 요소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가장 후순위로 두었다.


KREAM에게 주요하게 적용된 UX는?


UX설계 요소는 크게 이미지, 텍스트, 흐름으로 이루어져있다. 

오늘 학습하며 느낀 점은 이미지와 텍스트, 흐름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크림 또한 세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 중 나는 크림이 이미지 요소에 가중치를 높게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정판 제품 특성상 제품 하나하나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한정판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한 페이지에 10가지 이상의 제품이 동시에 보여진다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이 희소성이나 가치가 떨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한 화면에 보여지는 제품 개수를 줄이고, 대신 각 제품의 크기를 확대한 것 같다. 또한 직관적이고 미니멀한 UI/GUI를 활용하여 제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느꼈다. 특히 제품 그 자체에 대한 정보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음으로서 '중개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정판 플랫폼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인 '구매자', '판매자', '거래 물품' 외의 군더더기 요소는 철저하게 배제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미지'요소가 더 부각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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