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라텔 Feb 08. 2023

뷰티컬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해당 글은 2022년 8월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뷰티컬리가 속한 시장의 규모


뷰티컬리는 이커머스이고 동시에 뷰티 서비스이다. 그래서 이커머스 시장을 먼저 살펴봤다. 근데 이커머스 시장만 놓고 보자니 쿠팡이나 네이버, SSG 등의 유통공룡들과 점유율로 따져봤을 때 비교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들은 전품목을 취급하는 데에 반해, 컬리는 이제 식료품과 화장품 둘 뿐이다. 그래도 유의미한 결과는 얻을 수 있었다. 온라인 시장이 뚜렷하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출처: 매일경제 2022)


온라인 시장 자체도 크고 있었다. 아래의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추이를 보면 자명하다. 2018년 78조였던데에 반해 2022년엔 무려 2.7배나 상승한 211조이다. 뷰티컬리를 떠나 컬리 자체에게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뷰티컬리라는 서비스를 놓고 보기에 시장은 너무 모호하고 컸다. 다른 면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뷰티 시장을 살펴봐야 할까? 여기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로 온라인 뷰티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30% 정도가 온라인에서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화장품은 온라인에서만 약 12조원이 거래된다. 이는 매우 큰 시장이다. 단순하게 보면 점유율 1%만 달성해도 연 매출 1200억원은 나온다는 얘기이니 말이다. 


(출처: 통계청 자료 직접가공)


온라인과 모바일을 나누어보면 모바일쇼핑 거래가 점차 늘고 있다. 자체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컬리에게 또 좋은 소식이다. 


(출처: CNC 뉴스)



뷰티컬리의 경쟁사


그렇다면 이 좋은 시장에서, 과연 컬리의 경쟁사는 누굴까? 시장이 큰 만큼 쟁쟁한 경쟁사가 많다. 네이버, 쿠팡,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도 모두 뷰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과 점유율로 놓고 싸운다기엔 앞에서 한번 언급했듯이 컬리는 몸집이 아직 작다. 그래서 컬리의 진짜 경쟁사는 이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컬리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특정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3040 여성들이다. 


(출처: 혁신의 숲)


마켓컬리의 주요 고객을 살펴보면 3040 여성이 55%가 넘는다. 여성만 놓고 본다면 전체의 무려 75%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주요 고객층을 3040으로 타깃팅한다. 뷰티컬리의 주요 고객 또한 이들 3040 여성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타깃으로 놓고 경쟁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었다. 경제력과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기업의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3040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들은 싸다고 무조건 좋아하지 않는다. 가격대비 품질을 보고, 제품의 성분을 따진다. 따라서 나는 이들이 화장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대표적인 2가지 속성으로 '전문성'과 '신뢰성' 이 두 가지를 꼽았다.


컬리의 포지셔닝 맵 (출처: 자체 제작)

① 축

  

    Y축은 전문성이다. 전문성이 높을수록 한가지 상품에 주력하고, 전문성이 낮을수록 포괄적으로 광범위한 상품을 다룬다고 보았다.   


    X축은 신뢰성이다. 신뢰성이 높을수록 소비자는 그 기업의 제품을 믿고 사게 된다. 평소 기업 이미지와 포지셔닝과 관련이 깊다.  


② 경쟁사


컬리의 경쟁사는 인지도를 기반으로 '오늘드림'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올리브영'과  국내 패션 1위 플랫폼 '무신사'라고 분석했다. 쿠팡만 덩그라니 3사분면에 남겨 둔 것도 쿠팡을 경쟁사로 생각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 때문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전문성'과 '신뢰성'이라는 2가지 축을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 현재의 쿠팡은 뷰티컬리와 같은 비교선상에 놓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전문성과 신뢰성을 기준으로 경쟁사를 한번 분석해보자.

 

 

무신사

: 현재 입점 상품 수만 1만 5천여개가 넘는다. 또 패션과 결합한 뷰티 스타일링 등을 선보이며 전문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매거진 콘텐츠, 스타일 큐레이팅 등 기존 무신사 패션에서 사랑받던 무신사의 기획력과 큐레이션을 적용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경쟁사로 꼽았다.

 

무신사의 필살기, 뷰티 매거진(출처: 무신사 앱)

올리브영

: 올리브영은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업인만큼 전문성이 매우 높다. 또 오늘드림으로 무장한 올리브영은 가장 위협적인 경쟁사 중 하나가 됐다. 2018년 출시된 '오늘드림' 은 고객이 주문하면 인근 매장에서 3시간 내로 배송하는 서비스이다. 온라인에서 시키고 오프라인으로 픽업하는 O2O(Online 2 Offline)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쌓은 올리브영 또한 높은 기획력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 

 


라이브 스트리밍 페이지 (출처: 올리브영 앱)



그렇다면 뷰티컬리는 누구를 공략해야할까?


내가 생각하는 뷰티컬리는 전문성과 신뢰도가 둘 다 높다. 전문성의 경우, 컬리를 보면, 모든 제품에 성분 정보를 직접 표기하고 있고, 대표를 포함한 컬리 직원들의 실제 사용 후기가 담겨있다. Kurly's Check Point 라는 재료나 성분, 활용법, 수상이력 등을 담은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제품을 들여올 때 부터 상품위원회를 통해 검증된 제품만 들여오는 등 신뢰도 또한 검증됐다. 최소한 지금 현재 컬리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뷰티컬리만의 특별한 고객경험 (출처: 컬리)

자, 그렇다면, 기존에 있는 마켓컬리 이용자를 모두를 뷰티컬리 이용자로 전환하고 +@로 신규 3040 여성들을 주요 타깃으로 정한다면 어떨까? 다음 컬리의 MAU를 살펴보자. 올해 7월만 해도 무려 700만명이다. 이들을 뷰티컬리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만 한다면, 객단가가 높은 화장품 업계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들을 실제로 100% 전환시키자는 말은 아니다. 이미 마켓컬리를 사용하는 고객들부터 최소한 한번쯤은 뷰티컬리를 이용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2년 7월 MAU가 719.1만명이다. (출처: 혁신의 숲)


컬리의 경우 재구매율이 상당히 높아서 한번 고객으로 만들면 뷰티컬리의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1개월 재구매율이 무려 48.3% 이다. 3개월로 보면 65.7%나 재구매를 한다. 화장품의 경우 3개월까지 거뜬히 쓰는 것들도 있으니, 수치 자체로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재구매율이 높다는 것이 그만큼 고객경험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가정한다면, 뷰티컬리 또한 한번의 구매까지 가게 하는 것이 힘들지, 재구매를 만드는 건 쉬울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출처: 혁신의숲)



뷰티컬리가 취해야 하는 전략은?


어차피 이 시장에 가격경쟁력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인만큼 누구도 함부로 엄청난 손실을 봐가면서까지 단가를 낮추지 못한다. 이 시장에서 월등히 싼 건 불가능하다. 다시 한번 주요 고객을 보자. 컬리의 주요 고객층은 소비력이 좋은 3040 여성들이다. 누누히 말했지만 이들은 제품을 살 때 꼼꼼히 따져보고 좋은 품질을 중요시 여긴다.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도 현재까지 컬리가 펼쳐온 프리미엄 전략을 고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3H라 칭했다. 


3H

① High Quality: 모든 제품에 대한 성분 표시, 직원들의 실제 사용 후기, 깔끔한 UI 등 최상의 고객경험을 꾸준히 선사한다.

② High Credibility: 상품위원회는 컬리의 좋은 차별점이다. 좋은 제품만 취급한다는 컬리의 뚝심을 보여준다.

③ High Expertise: 카테고리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서비스도 UI도 난잡해진다! 뷰티컬리에서 멈추고 전문성을 유지하자.


컬리가 뭘 하더라도 이 세 가지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전략의 추진방침인 셈이다. 



If I was..

내가 컬리의 PM이라면 어떤 식으로 뷰티컬리를 소비자에게 어필할지 고민해보았다. 


요즘 원스톱 방식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내가 뷰티컬리 담당 PM 이라면 식료품과 뷰티케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실시하도록 요청할 것 같다. 식료품의 경우 뷰티상품을 살 때 보다 훨씬 자주 들어오게 된다. 화장품은 매일 살 필요가 없지만, 식료품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사야하고, 매일 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식료품을 사러 마켓컬리에 들어온 고객이 뷰티컬리까지 최소한 구경은 하고 갈 다음과 같은 유인책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한달 내에 마켓컬리와 뷰티컬리를 둘 다 이용(구매)한 고객에게 추가혜택(쿠폰 등)을 쥐어준다든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식료품과 화장품을 번들링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놓고 묶음 판매를 하기 보다는, 매거진 등의 형태 이를테면 여드름성 피부인 사람들에게 피부에 좋은 식료품을 추천하면서 여드름성 피부를 위한 스킨케어와 알맞은 화장품을 함께 추천하는 것이다. 마켓컬리에서 뷰티컬리로의 유인 경로는 생각해보면 정말 많을꺼라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이 됐든 뷰티컬리까지 유인하는 데에 성공했을 때, 마치 프리미엄 화장품 관에 온듯한 고객 경험을 선사해야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위에서 언급한 3H가 일관적으로 적용되어야 가능한 얘기다.

 

실무는 훨씬 복잡하다. 그리고 소비 데이터와 내부 지표를 통해 전략을 수립하지, 오롯이 직관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위의 전략은 나만의 생각에 불과하기에, 이 정도에서 마치도록 하겠다. 앞으로 뷰티컬리의 행보가 기대된다. 


끝맺으며


2022년 9월에 쓴 글인데, 현 컬리의 상황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여서 이렇게 브런치로 글을 옮겨보았다.

지금 추가할 점으로는, 뷰티컬리가 '베네핏' 이라는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서 베타 테스트 중에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마켓컬리 이용자를 모두를 뷰티컬리 이용자로 전환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즉 기존 고객들의 락인을 위한 장치로 도입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굳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것보다, 마켓컬리의 고객을 뷰티컬리로 유입시키는 것이 비용면이나 효율면에서 당연히 나을테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CVC를 통한 숨고 엿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