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씨 vs 블러, 그 승자는?
들어가며
글로벌 NFT 거래소는 줄곧 오픈씨(OpenSea) 독주 체제였다.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웹서비스 DappRadar 에 의하면 전 기간 NFT 거래량은 아직 오픈씨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2위부터 나머지 거래소의 거래량을 전부 합쳐도 오픈씨 거래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게 한동안 적수를 찾지 못했던 부동의 NFT 1위 거래소 오픈씨가 2월 18일자 깜짝 발표를 한다.
바로 거래소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0% 로 낮춘 것, 아니 없앤 것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실제로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받지 않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었다.
통상 독점 체제에서는 이런 손해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 시장 경쟁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잔잔했던 바다를 요동치게 할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과연 오픈씨에게 누가 도전장을 내민 걸까?
신규 NFT 거래소 '블러'
오픈씨에 비하면 아직 신생 마켓플레이스인 '블러'가 그 주인공이다. 블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블러는 '가장 빠른 NFT 거래소'라는 슬로건과 함께 10월에 출시된 NFT 플랫폼이다. 블러는 '일반적인 NFT 거래자'를 타깃으로 하는 오픈씨와 달리 특정 고객층인 '전문 투자자(Pro Trader)'를 타깃으로 삼았다. 잦은 빈도와 높은 볼륨으로 NFT를 거래하는 전문 투자자(Pro Trader)들을 위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블러는 올해 2월 15일 자체 거버넌스 토큰인 $BLUR를 세 차례 에어드랍을 통해 런칭하면서 본격적으로 화두에 오르며 여러 언론사의 1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토큰의 런칭과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CoinMarketCap에 의하면 현재 토큰의 시가총액은 무려 6천억원 상당이다.
자 이제 우리는 블러가 자체 토큰을 런칭했다는 점과, 세 차례의 에어드랍이 진행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근데 이게 정확히 어떻게 오픈씨를 위협하고 있다는 걸까?
지금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가보자.
우리는 먼저 $BLUR 토큰의 런칭과 에어드랍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BLUR의 총 발행량에 대해서 알아보자. $BLUR의 총 발행량은 30억개로 총량의 51%는 커뮤니티 금고로 들어가고, 29%는 핵심 공헌자, 19%는 투자자, 그리고 1%는 어드바이저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에어드랍으로 발행된 토큰은 3.6억개로, 전체 토큰의 12%이다.
(출처:TokenUnlocks)
블러는 10월 20일부터 2월 14일까지 세 차례의 에어드랍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틀어 시즌 1 에어드랍이라고 칭한다.
시즌 1 에어드랍의 첫번째는 10월 20일 14일간 진행되었고, 두번째 세번째 에어드랍은 12월에 진행되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지금 뉴스에서 말하는 15일자로 에어드랍이 완료되었다는 것이 바로 $BLUR가 런칭됨과 동시에 세번째 에어드랍이 완료되었다는 뜻이다.
에어드랍의 대상자는 쉽게 말해서 '공짜로 토큰을 지급받을 권한을 가진 자'를 말한다. 지급받은 토큰은 당연히 마음대로 팔아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토큰 발행 당시 고점에 처분했다면 토큰 하나당 3~5달러까지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토큰 하나의 가격은 한화 약 1,540원이다. 공짜로 돈을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렇다면 이 좋은 에어드랍은 어떻게, 누가 받을 수 있었을까?
첫번째 에어드랍은 일명 '베어마켓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블러가 출시된 작년 10월을 기준으로 6개월 이내에 NFT를 거래한 유저라면 누구나 에어드랍을 받을 수 있었다.
두번째 에어드랍 대상자는 에어드랍이 공지된 작년 12월의 한달 전인 11월 한달 동안 블러에서 활발하게 NFT를 판매 리스팅(Listing)한 유저들이었다. 이들은 첫번째 에어드랍 참가자보다 무려 10배나 되는 블러 토큰을 지급받았다.
세번째 에어드랍은 셋 중 가장 큰 규모의 에어드랍으로, 블러에서 입찰을 진행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대상자들의 공통점은 블러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유저라는 점이다. 즉 블러는 $BLUR라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거래소 이용을 장려한 것이다.
나아가 에어드랍이 완료되고 $BLUR 토큰이 출시되면서 에어드랍을 받은 많은 유저들이 수익을 실현하였고, 이 과정에서 FOMO가 형성되었다. 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준말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말한다. "나도 참여할껄", "조금만 빨랐더라면" 등 에어드랍을 아쉽게 놓친 수 많은 유저들이 너도나도 블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다렸다는듯이 블러는 토큰의 발행과 동시에 15일 에어드랍 시즌2를 예고했다.
시즌2의 에어드랍 정확한 보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블러에서 NFT를 입찰하거나 리스팅을 하면 포인트를 적립하는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포인트는 4월 1일까지 두배로 적립되는데, 이 포인트의 총점이 에어드랍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말은 즉슨, 지금부터 블러 내에서 NFT를 입찰하고 리스팅해야 시즌2 에어드랍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고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유명한 프로젝트'의 '최저가'에 최대한 가깝게 입찰해야 한다.
즉, 본래 받아야 할 값보다 더 낮은 가격에 자신의 NFT를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즌 2에서는 이처럼 $BLUR 에어드랍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자신의 NFT를 시장가보다 싸게 처분했을 때의 손해 사이의 섬세한 저울질이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이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NFT 고래, 큰손 투자자들이 토큰을 에어드랍을 받기 위해 블러에서 고가의 NFT를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 또한 시즌 1에서 발행된 $BLUR 또한 블러 내에서의 거래에 쓰이며 거래량을 늘리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현재 블러의 NFT 거래량은 1시간, 1일, 7일, 30일 즉 전체 기간을 제외한 모든 경우에서 오픈씨를 앞서고 있다. 블러의 1일 거래량이 오픈씨의 3배가 넘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끝맺으며
그렇게 지금의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왜 오픈씨가 갑자기 거래 수수료를 없애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오픈씨의 독주 체제는 이대로 막을 내릴 수 있을까? '에어드랍'이라는 특수 이벤트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지, 에어드랍 기간 동안 블러 본연의 가치가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되어 오픈씨의 대체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이 모든 것은 블러의 실제 사용성에 달려있다.
아직 오픈씨의 UI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아직 블러의 UI에 적응을 다 하지 못했다. 하지만 토큰 에어드랍이라는 무기를 지니고 있는만큼, 그리고 에어드랍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히 블러를 이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적응기간은 충분한만큼, 아직 블러에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유저에게 있어서 독점 체제는 그다지 좋은 것이 되지 못한다. 이들의 선의의 경쟁은 우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NFT 산업이 보다 발전하고 플랫폼이 고도화되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다. 블러가 가능성을 내비쳤다. 블러를 비롯한 NFT 마켓플레이스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출처
https://mirror.xyz/blurdao.eth/BnVAt_z_6bEr9O4oLIFwyEjCmAGGb02jz8y3G7qJQhA
https://nftnow.com/guides/blurs-token-just-dropped-heres-what-you-need-to-know/
https://boxmining.com/blur-token-airdrop-guide/
https://mirror.xyz/blurdao.eth/XgvGOFLwdxpdRIF2BRsQqngvcBw5WMuDOcwUK3KR1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