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용의자로 검거하여 온 범인의 자백사실 결과 보고를 기다리고 있던 나는 답답하여 23:00시가 되어 진술 녹화실에 가니 형사들이 교대를 해가며 범인인 전 00 하고 실랑이를 하고 있어서 안 되겠다 싶어 형사들에게 진술 녹화실 영상을 켜놓고 전부 내려가라고 했다.
형사과장이라고 하며 수갑을 찬 50대 중년의 남자와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밤은 깊어 가고 있고 2층 진술 녹화실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분명히 무언가를 조사하기 위한 상황인데 어째 조용했다.
범인이라고 데려온 사람이 범행사실을 시인하지는 않고 엉뚱하게 인권만 강조하고 있으니 사건을 해결할 수가 없었다.
방음장치로 인하여 창문이 없고 출입 문밖 책상 위에 컴퓨터와 영상녹화장치가 있었으며 형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녹화실에 있으면 무언가 물어보고 추궁을 해야 하는데 일체의 문답이 없이 그저 침묵을 지키고 있어 적막하다 못해 냉 기운이 돌았다.
“저 과장님! 언제까지 이렇게 앉아 있어야 하나요?”
“그냥.. 생각 좀 해 봅시다.”
또 시간이 흐르며 적막감이 흘렀다.
아무 말 없이 탐색전이 시작되었다.
먼저 말을 걸면 지는 것이었다.
“과장님! 물 한잔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녹화실 내부 출입문 너머에 앉아 있는 형사들 보고 소리쳤다.
“밖에 조 팀장 있나?”
“예 있습니다.”
“여기 물이 먹고 싶은 모양인데 물 좀 가지고 오너라.”
“예 알았습니다” 조금 뒤 1,8L PT병과 종이컵이 들어왔다.
“목이 많이 타지요? 자 한잔 하이소”
“고맙습니다.”
“세상살이가 힘들지만 진실되고 사실대로 살면 제일 편합니다. 아직 할 말이 없나요?”
“참내.. ”
“보아하니 나보다 몇 살 어리던데 어떻게 알코올 중독이 되었나요?”
“내가 과장님보다 어리지만 IMF 때문에 산전수전 다 겪었습니다.”
“무슨 소립니까?”
“안 당해보면 모릅니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 시대의 학창시절부터 우리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동안 하였지만 내가 무슨 의도로 사건 얘기는 하지 않고 옛날 얘기를 계속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자꾸 다른 얘기를 하니 전 00도 속이 타는 모양이었다.
차라리 사건에 대하여 물으면 거짓말이라도 하겠는데 답답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기를 한 시간 정도 지나니
“과장님! 담배 하나 주이소”
‘아! 이제 됐다,’
대다수 중범죄자들은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 포기하고 자백을 할 때 담배를 달라고 하는 경험 범칙상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영상 녹화실에는 밀폐된 공간이라 담배를 피울 수 없지만 문을 열어두고 그냥 피우게 해 주었다.
담배를 한 개비 주니 손가락에 끼어 입술에 물고 불을 붙이는데 손이 가늘게 떨리는 모습이 보였고, 담배연기를 가슴속까지 빨아 당기며 고뇌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였다.
담뱃재를 종이컵에 털며 한 개비를 필터까지 탈정도로 피우고 나서는
“과장님! 나는 왜 이리 운이 없는가요?”
“왜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을 했다.
“제가 그랬습니다.”
“무얼 말입니까?”
“제가 발로 배를 몇 번 찼는데 아마 그때 상처를 입은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아이고.. ”
“우선 간단하게 설명해봐요.”
“나이가 어린 사람을 알코올 병원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친구 삼아 친하게 지냈는데 너무 친하니까 술만 먹으면 나한테 대들고 괴롭혀서 그만하라며
몇 번 밀고 당기다가 누워 있는 망자의 배를 발로 몇 번 찼다”라고 시인을 했다.
자백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녹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자백에 대한 증거는 확보한 셈이다.
밖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팀장과 형사들이 안도의 숨을 쉬는 것을 느꼈다.
조금 더 다독이고 나서는 팀장과 형사들을 불러 “이제 전부 시인을 했으니 나머지 서류 만들어 구속영장을 신청하라”고 지시를 해서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본 사람도 없어 범행을 부인하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쉽고도 어려운 사건이었다.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망자의 혼을 달랠 수 있어서 위안이 되었다.
◆ 여관에서 발생한 변사사건 ◆
봄이 가고 초여름이라 06:00 경이되니 날이 밝았다. 잠이 깨어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어이구 또 뭔 일이 있는가 보다”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과장님! 당직하는 조 팀장입니다.”
“어 뭔 일이야?”
“본리동 여관에서 장기 투숙자가 사망한 변사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장에 가봤나?”
“예 현장에 갔다가 왔는데 특이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알았다. 내가 지금 나갈 테니 과수팀 하고 현장에 나가 있어봐”
“예 알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약 8킬로미터 떨어진 현장으로 갔더니 본리동에 있는 모텔 2층에 있는 방이었는데 망자 외에 같이 투숙하는 사람이 1명이 더 있다고 했는데 망자는 없었고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조 팀장으로부터 개요를 들어보니 00:20경 지나가는 주민이 여관 앞에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112로 해서 성당파출소 경찰관이 출동을 했다.
간신히 깨워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집은 없고 바로 앞 00 모텔 209호에 장기 투숙을 한다.”라고 하여 여관 주인을 불러 209호 투숙객인지 확인을 하니 자신의 모텔 투숙객이라고 하여 209호에 데려다주고 철수를 했다.
약 2시간 후 119 구급대에서 신고 출동하여 카토릭 병원 응급실에 데려다준 환자가 심폐소생술 중 사망을 하였다는 통보를 해 온 것이라는 것이었다.
우선 주변 CCTV를 보면서 망자의 동선을 챙겨보라고 하고 사무실에 들어와 참모회의 참석 후 팀장회의가 끝날 즈음에 조 팀장이 들어왔다.
망자는 평소 길 건너 한 0 병원에 입원을 해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하는데 오래 입원하면 보험처리가 안되어 일정기간 입원 치료를 하다가 퇴원을 했다.
퇴원 후 주변 여관에 있다가 다시 입원을 하는 알코올 중독 환자인데 같이 병원에 있던 사람과 병원 옆 모텔에 투숙해 있었고 그날도 망자가 CU편의점 앞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지는 장면이 CCTV 촬영되어 있다고 했다.
CCTV상에 타인과 다툼을 하거나 싸움을 한 사실이 없다며 그냥 내사종결 처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장 지휘자의 판단이 옳을 것으로 보고 그렇게 하라고 하여 조 팀장이 검찰청에 변사 발생 보고서를 올렸다.
그런데 서부지청 검사로부터 부검을 하라는 변사지휘를 하였다고 보고를 받고 그럼 변사체를 부검을 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