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웬수다" 2

동숙자를 찾아라!

by 써니짱

대게 부검을 해봐도 특별한 문제점이 없을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부검 결과 장간막 파열로 사망을 하였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장간막(腸間膜) : 장(腸)을 체벽에 고정시키는 복막의 일부분.


내가 판단을 안이하게 한 것이었다. 변사사건이 발생하면 원칙대로 하나부터 천천히 체크를 해봐야 하는데 그냥 현장 진출한 팀장 말만 믿고 그대로 실행을 한 것이었다.


변사사건은 어떤 여건하에서도 항상 망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 줘야 하는데..


그래서 다시 당시 출동을 했던 경찰관과 여관 주인을 상대로 망자의 당시 상황을 들어보니 망자가 쓰러져 있을 때는 눈썹 부위에 상처가 없었는데 2시간 후 119 구급대가 갔을 때는 좌측 눈썹이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는 진술과 출동 보고서가 있었다.


확인하고 보니 아마 같은 방에 투숙하고 있던 투숙자와의 다툼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을 하고 동숙자를 찾았으나 동숙자는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 동숙자를 찾아라! ◆


주거가 일정치 않는 사람이 병원에 알코올 치료차 입 퇴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전 00(당시 55세) 인적사항을 보고 전과 조회와 주소지를 확인해 보니 음주운전, 사기, 도박 등 전과는 있으나 큰 범죄자는 아니었고 생계형 범죄였다.


우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지실자들에게 탐문을 하면서 주소지가 인천 계양구 00동으로 되어 있어 인천 계양경찰서에 소재탐지 촉탁을 보내고 본적지인 거창 남하면 00리로 형사 1개 조를 보냈고 통신 수사 등 여러 방면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전 00은 거창군 남하면에서 빈농의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나 거창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대구에서 고교를 졸업 후 인 0 대학 공대를 졸업하여 대한 00에서 근무를 했다.


돈을 조금 모아 덤프트럭 등 중장비 사업을 하면서 부를 축척하게 되었으나 1997년도에 발생한 IMF로 인하여 중장비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부도가 발생하면서 이혼을 하고 가족들과 헤어지고 혼자 술로 세월을 보내다 보니 알코올 중독자가 된 것이었다.


관내에 알코올 중독 치료 병원에 입원 치료를 하는데 장기 투숙은 안 되고 2-3달 입원 후에는 다시 병원을 나가야 했다.


그 후 다시 입원하는 것은 되는데 알코올 중독자 치료가 아니고 알코올 환자들끼리 사교 모임같이 되어 자기들끼리 매일 같이 병원에서 외출 허가를 받아 나와서 밖에서 술을 먹고 들어가 서로 시비되어 행패를 부려서 치안수요가 만만치 않아 병원 관계자 보고 환자 관리를 잘하라고 해도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중에서도 망자와 전 00은 사이가 좋아 서로가 같은 여관에 투숙을 하게 되었는데 망자가 어디서 누구와 술을 먹고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잠을 자지 않고 슬슬 행패를 부리며 괴롭혀서 ‘그만 하자 자자’고 했으나 잠은 안 자고 TV를 켜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나이가 몇 살 어린 망자를 노려보며


“이! 자식아! 잠 안 자고 뭐 하노? 안 잘래?”라며 처음에는 달래보기도 하고 억 박 지르기도 하였으나 이미 술이 취한 상태라 통제가 안 될 지경이었다.


잠을 자자며 방안의 전기 스위치를 내려 불을 끄고 누웠는데 망자가 다시 전기 스위치를 켜고, TV를 켜놓고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멱살을 잡고


“이 자식이! 진짜로 말 안 듣네”히며 밀쳐 바닥에 내동댕이를 치니 망자가 일어나


“형이면 형이지 왜 불을 끄고 지랄이야”며 달라붙어 같이 멱살을 잡고

싸웠다.


술에 취한 망자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누워 있는 망자의 배를 발로 몇 번 차며


“이 자식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지랄하고 있네”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망자가 이상하게 대항을 하지 않고 꿈쩍을 안 해서 보니 이상하게 몸이 축 늘어진 것 같았다.


119에 전화를 하여 긴급환자가 있다고 하고 약 10여분을 지켜보고 있다니 구급대원이 출동하여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들것에 싣고 병원으로 갔고 전 00은 여관방에 있다가 겁을 먹고 밖으로 나와 두류공원까지 걸어가 초여름 날씨라 춥지도 않아 공원 벤치에 누워 밤을 지새웠다.


공원 옆 시장에서 해장국을 먹고 다시 여관으로 갔으나 형사차가 와있고 경찰관들이 왔다 갔다 해서 무슨 일이 생겼다 싶어 여관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서부정류장으로 가서 거창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부모님 산소에 가서 술을 한잔 올리고 저녁때 거창 시내로 들어가 학교 친구를 불러 술을 한잔 먹고 여관에서 잠을 잤다.


다음날은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를 불러 또 같이 술을 한잔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여관에서 잠을 자고는 대구 소식이 궁금하여 오전에 대구행 버스를 타고 와서 여관에 가지 않고 소식을 들을까 싶어 병원으로 왔다가 잠복중인 형사들에게 검거되었다.


경찰서 형사계로 와서 조사를 실시했으나 자신은 망자와 다툰 사실도 없고 망자의 죽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을 하여 팀장과 형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다.


당시 여관방에 둘만 있었고 증거라고는 부검 후에 밝혀진 외부의 힘에 의한 장간막 파열이라는 것 밖에 없었다.


사건에 대하여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나이가 나보다 몇 살 어리지만 대화가 되겠다 싶어 대화를 하며 탐색전을 벌이다가 자백을 받아 낸 것이었다.


구속 송치후 지방청에서 처음에 검시를 할 때 얼굴 부위에 상처가 있었는데 부검을 안 하고 왜 그냥 변사처리를 하려고 했느냐며 관계자들을 징계하겠다고 난리가 났다.


처음 잘못한 것은 있지만 피의자를 검거하여 구속을 시켰으니 조용하게 그냥 넘어가자고 부탁을 하여 징계를 받지 않았지만 다음 인사이동 시에 팀장 직에서 직책을 회수하여 일반 형사 조장으로 조치했다.


수사를 하는 사람은 일을 함에 있어 항상 꼼꼼하게 하나씩 짚어가야 된다는 것을 또다시 느낀 사건이었다.


죽여야겠다는 고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니었기에 중형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 글에도 올렸었지만 술을 먹고 장이 늘어나 가늘게 되었을 때 외부에서 충격을 가하면 터질 확률이 높아 대단히 위험하다.


장속에 있는 각종 균들이 쏟아져 나와 오염을 시키므로 단시간 내에 세척을 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하기 전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이 된다.


#여관 #동숙자 #부검 #검사 지휘 #소재수사 #자백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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