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보호자 2

절도가 직업?

by 써니짱

잠복, 미행이라는 것이 말로는 쉬워도 엄청 어렵다. 우리가 의심하는 사람들은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항상 주의하며 행동하기에 보통 사람들하고 달라 중간에 실패하기가 부지기수인 것이다.


잠복할 때는 주변 환경에 맞추어야 하므로 때로는 변장을 해야 하고, 더위와 추위에 몸서리 치기도 한다.


미행도 어렵다.

그냥 길을 걸어간다면야 수시로 사람들을 바꾸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 되지만 차를 타고 가면 어디로 가는지 가름이 안 되고 중간 중간 신호대에 끊어지기도 하고, 교통사고도 날 수 있어 놓치기 일 수다.


그러던 중 2002. 12. 20. 15:00경 손00가 처와 함께 집을 나섰다는 잠복근무 중인 조 형사에게 보고 받고 미행하도록 하면서 다른 형사들은 조당 한 대씩 차를 타고 미리 경북대 병원과 영남대 병원 주차장에 가서 대기하도록 조치했는데 손00 부부는 대학병원으로 안 가고 대구 수성구에 있는 현0병원 주차장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현0병원이 대형병원은 아니지만, 손, 발등 봉합술이 뛰어나 절단 환자등 긴급 환자가 많이 오는 병원이었다.


대학병원에 있던 형사들을 현0병원으로 집합시키고 나 역시 현0병원으로 갔다.


미행하며 미리 와있던 형사의 보고에 의하면 손00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선글라스를 쓰며 내리고, 아내로 보이는 여자는 손가방을 들고 내리더니 같이 병원 안으로 들어가 여자는 응급실 앞 보호자 대기실에 앉아 있고, 손00는 응급실에서 조금 떨어진 수부실 좌석에 앉아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 형사들도 환자 보호자 같이 행동하면서 살펴보니 30여 분이 지나고 응급실 안에서 간호사가 나오더니 환자 보호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 000 보호자 되시는 분 빨리 안으로 들어오세요, 빨리..”하자 보호석에 앉아 있는 000의 보호자가 자신의 소지품을 챙기지도 않고 그대로 응급실로 들어 갔다.


손00의 처가 응급실로 들어간 보호자의 자리에 있던 손지갑을 주위를 살펴 보고는 자기 것 인양 아무 말도 없이 들고 나와 병원 입구 수부실 좌석에 있던 손00에게 전달했다.


지갑을 전달받은 손00는 잠바 품 안에 넣고 자신의 차량 운전석에 타더니 여자를 기다리다가 있었다.


차량으로 오는 여자를 보고 주차장 옆에서 대기 중인 조 형사 조가 달려들어 여자를 제압하고 나와 김형사 조는 차량 운전석을 열어 손00를 검거하였다.


손00를 검거하고서 차량을 수색하니 뒷좌석 주머니에서 여러 장의 주민등록증과 신용카드를 발견하여 여죄 수사에 활용코져 압수했다.


이들을 강력계 사무실로 데려와 분리하여 수사를 시작했다.


아무리 부부 지간이라도 분리하여 수사를 하게 되면 서로의 말이 틀리게 되어 있다. 모든 일에 진실이면 하나같이 같은 말이 나오지만, 진실이 아니면 어디에선가 틀리는 답이 나오게 되어 있어 수사기간에서는 공범이 있는 수사는 반드시 분리 수사를 한다.


우선 손00부터 조사를 했다.

“당신들 이번 건 외에 얼마나 더 범행했나?”

“ ......”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신 전과나 수법을 보니 한두 번이 아니지 않나?”

“.....”


“당신 차에서 발견한 주민등록증과 신용카드가 말을 해주고 있고, 대형병원 주차장 출입 기록이 있는데 부인을 해도 소용없다”

“.....”


“대구 병원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은 전부 당신들 짓이지?”

“.....”


“어차피 거짓말을 해도 우리한테는 자료가 다 있으니 그대로 간다 알았지!”

“....”


그야 말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우리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대답을 하지 않아도 소유차량이 병원 출입한 기록도 있고 현금 지급기에 돈을 인출하는 장면등 입증 자료가 있으니 유죄의 판결을 받게 하기는 자신이 있었다.


“사실대로 진술하면 처는 불구속 해줄 것이고 거짓말을 하면 부부같이 교도소행이다”등 여러 가지 증거와 자료로 압박하자 우리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시간이 지나자


“사실대로 진술을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 보호자를 살펴라 ◆


“왜 병원을 택했나?”

“대형 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앞에는 환자들이 거의 급박한 상황에 있는데 안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 이름이나 보호자를 부르면 자신이 가지고 온 소지품을 놓아두고 안으로 들어가거나, 신경을 안 쓰기 때문에 손쉽게 그 물건을 가져 나올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이유는?”

“물건을 가져 나오더라도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되므로 도주가 싶고, 잡혀도 내 물건인 줄 알고 들고 나왔다며 빠져나갈 수 있고, 당시는 카드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수월했고, 비밀번호는 카드나 통장 뒷면에 적혀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진술을 듣고 보니 여죄가 많을것으로 보고 정확히 파악하고자 2개 조는 손00의 집으로 보내어 가택수색을 하게 했다.


이들의 집 거실과 안방 서랍에서 카드 수십 장과 여자용 손지갑을 다수 압수를 하여 수사를 확대하게 되었다.


수사를 하면서 대구 4개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응급실이 있는 대형병원과 대구 근교 대도시 병원에도 손00의 소유 차량 3대의 출입 기록을 확인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경찰청 강력계에도 병원 도난 사건을 보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더니 대구의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구미, 안동, 경주, 포항, 청주, 대전, 마산등에서 54회에 걸쳐 1억 2천만 원이 넘는 범행을 하였던 것이었다.


◆절도가 직업? ◆


손00는 서울의 명문 고등학교를 나왔고 병원 털이 전과만 7개 가 있는데 몇 년에 한번 씩 있는 전과인데 거의 집행유예를 받고 나왔다.


그것은 우리같이 여죄를 다 밝혀내는 수사를 하지 않았었고, 단건으로 우연히 검거 된 후 구속이 되면 변호사들을 통하여, 피해자와 합의하고, 구차한 변명을 해서 판사들에게 죄를 뉘우치고 다시는 나쁜 짓을 안 한다고 사정해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이 많은 범행을 저질렀고, 급박한 상태에 있는 보호자들을 농락 해놓고는 많은 피해자와 합의를 하겠다고 하는데 대하여 고소를 금할 수 없었다.


손00는 큰 아파트에 거주하며 차량을 3대씩 가지고 있고 아들이 대학에 다니는지 의심이 들었지만 달리 입증한 증거가 없어 단지 병원 털이 범죄만

송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들은 보건대학에 다니고 있었는데 부모가 병원 환자 보호자 상대로 절도 행각을 하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요사이는 CCTV 설치와 경비업체들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예방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이런 범죄들이 없어졌고 또 발생하였다고 해도 100%로 검거가 되기 때문에 모방범죄가 없을 것으로 믿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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