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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Feb 27. 2023

분배는 똑바로 해야지..(사기도박) 1

제보자

2011. 2월 말 광역수사대 팀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야간 당직을 하고 있는데 정문 입초 근무를 서고 있는 전경이 경비 전화로 “누가 광수대에 사건 제보를 하겠다며 찾아왔는데 들여보내도 됩니까?”

라는 전화가 왔다는 팀원의 보고를 받고 정문으로 나가 데려 들어오라고 했다.


형사와 같이 광수대 사무실에 들어온 사람은 정창조(가명 : 당시 42세)라고 했다.


자신은 일정한 직업 없이 동가숙 서가식하는 무일푼의 건달이며 도박판에 다닌다고 소개를 했다.


내용인 즉 자신과 같이 구라(사기도박을 말함)를 한 일행이 구라를 했으면 배당을 똑바로 해야 하는데 배당금을 달라고 한다는 이유로 구타를 하고 왕따 시키고 있어 신고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어이! 형씨! 구라를 어떻게 했는데요?”

“숫자 표시를 하여둔 카드를 현장(도박장소를 말함) 주변 슈퍼나 가게에 미리 배포하고 나서 나중에 진짜로 새것을 구한 것처럼 상대방 보는데서 뜯어 믿게 한 다음, 특수랜즈를 눈에 끼고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뭐 증거라도 있소?”

“그래서 제가 그때 사용하였던 카드와 랜즈를 전부 다는 아니지만 가지고 왔습니다.”


정창조가 말을 하며 꺼내어 놓는 종이 카드를 봤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들이었다.


“야! 이 양반아! 아무 표시도 없는데..”

“아이고 형사님! 그냥 보는 사람들이 전부 볼 수 있으면 어떻게 구라를 하나요? 여기 이렇게 해서 보세요.”


정창조가 가져온 박스 안에 있는 랜즈를 눈에 끼고 카드 뒷면을 보니 카드 무뉘와 숫자가 커다랗게 표시가 되어 있어 금방 알아볼 수가 있었다.


“어! 어! 어! 뭐 이런 게 있나?”

나도 형사 한지 20년이 조금 넘었지만 말로만 듣던 목 카드였다.


“당신이 이렇게 제보를 할 때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인데 뭐고?”

“내가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이 새끼들을 꼭 쥑이야 되겠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해 줄 테니까 뭐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나?”

“아무리 일을 같이 해도 배당은 약속한 대로 똑 같이 나눠야 하는데 내 혼자만 빼고 저거들끼리 해 먹어서 되겠습니까? 일이 끝나면 다음 날 다시 만나 얼마를 이겼는데 경비로 얼마 사용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나눈다고 하며 줘야 할낀데 나한테는 이 핑계 저 핑계 되면서 안 주거나 그냥 택시비만 주지 뭡니까?”


“한번 하고 나면 얼마나 주는데?”

“그때그때 다른데 많을 때는 하루 천만 원, 없더라도 몇 백은 넘지요. 그러면 나한테는 하루 일당을 쳐 줘야 하는데 겨우 택시비하고 밥값만 주지 뭡니까?”


“몇 번이나 했는데?”

“횟수로는 많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저거들하고 같이 안 주면 가만 안 있겠고 하니 나를 다방으로 불러 놓고 겁을 주기도 하고, 사무실에 데리고 가서 뺨과 전신을 몇 차례  맞아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무엇이던 잘못을 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까?”

“아이고! 그런 말씀 마이소. 내가 조금 순하니까 저들 마음대로 부려먹고는 돈을 안 주려고 한 것 아니겠습니까?”


“돈을 잃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뭐 처음부터 빤대기(도박판을  말함)를 만들고 하자고 했던 박기수의 어릴 때 친구도 있었고, 서문시장 최 사장, 성서공단 자동차 부속 만드는 변 사장, 논공공단에서 연사공장 하는 이 사장이 있고 또, 몇이 더 있는데 이름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부 사장들이었습니까?”

“어디서 어떻게 알았는지 돈 있는 공장 사장들을 잘 꼬셔서 데리고 왔습니다.”


“주로 어디에서 하였나요?”

“봉덕동 미군부대 옆 주택하고, 앞산 대명동 사무실입니다.”


“같이 했던 사람들은 모두 몇 명인가요?”

“주동자격인 박기수(가명), 조양래(가명), 이동수(가명), 정재경(가명), 저가 있었고, 또 여자 2명이 있었는데 박기수의 처와 처 친구입니다.”


“여자들은 왜 끼었나요?”

“남자들끼리만 있으면 의심을 하니까 여자들을 집어넣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역할을 하였나요?”

“나는 나이가 어렸고 나인계(도박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말함)에 들어온지도 얼마 안 되어 처음에는 여러가지 심부름을 하다가 사람이 모자라면 한자리 앉아서 같이 구라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창조 만날 때마다 배당을 같이 안 해주고 왕따를 시켜서 신고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고, 그 횟수가 잦아들자 이제 그만하고 중국에 들어갔다가 나온다고 하여 빨리 잡지 않으면  도망간다고 하였다.


이 정도면 도박이 아니고 사기범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면서 진술을 받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피해자들은 도박을 해서 돈을 잃어 도박으로 처벌을 받을까 싶어 신고를 못하고 있었다고 함)


즉시 옆에 있던 형사들에게 지시를 했다.


“이거 한번 시작해도 되겠다. 먼저 이 사람 진술서부터 받고 가져온 물건을 압수해라.”라며 박기수 일당을 잡기 위한 수사에 착수를 했다.


다음날 아침, 당직을 마치고 퇴근 후 오후가 되었지만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정창조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 팀장님!”

“예 정창조 씨! 웬일이요?”


“이놈들이 오늘 동대구 호텔 커피숍에서 모인다고 하는데 어떻할래요?”

“뭐를 어떻게 해.. 잡아야지.. 몇 시에 모입니까?”


“저녁 7시쯤 모인다고 하네요?”

“몇 명이나?”


“모르겠어요. 서, 너 명은 될 것입니다.”

“알았어요. 이제부터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그렇게 모이는 장소와 시간을 알게 된 다음 팀원들에게 6시까지 사무실로 나오라고 연락을 취했다.


생각 같아서는 당직 다음날이 아닌 날 일을 하면 좋은데 형사들이 일을 하는 데는 밤, 낮이 없고, 쉬는 날이 없었다.


당직하고 쉬는데 다시 사무실로 나오라고 하니 팀원들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사무실에서 만난 우리 팀은 다시 한번 동대구 커피숍의 구조를 익히며 각자의 위치와 할 일등을 교양 후 30분 일찍 미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팀원 중 막내를 커피숍으로 보내어 내부를 확인하니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여 주차장에서 잠복에 들어갔다.


시간이 다되어 가자 정창조가 이야기한 인상착의의 남자들이 한, 둘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우리 팀 6명은 각자의 위치로 가서 출입구와 뒷문을 통하여 접근을 했다.


커피숍 테이블에 앉아 있던 3명을 빙 둘러 감싼 후 신분증을 보이며 미란다원칙(경찰 또는 검찰이 용의자 또는 피고인을 체포하거나 심문하기에 앞서 고지하도록 되어 있는 권리. 만약 이를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구속이나 심문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진 자백은 독수독과이론에 의해 재판에서 철저하게 배제된다.)을 고지하면서 긴급체포를 했다.


그리고 그들이 타고 온 차량을 수색하여 트렁크에  있던 무늬목 카드 20개와 랜즈, 세척제등을 증거품으로 발견하여 압수를 하였고, 범죄경력을 조회하고 도박 참여 정도를 감안하여 3명을 구속하고 3명은 불구속했다.


구속 후 박기수를 통하여 그동안 이루어진 일들에 대하여 진술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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