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에는 알파, 베타, 오메가가 있다.

새천년국민학교 세번째 이야기

by 아지song

내 책상에는 백과사전이 꽃혀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종류가 늘어난다. 세계위인백과사전. 세계명작대백과, 동물대백과사전.

그 중 동물대백과사전을 펼쳐보았다.

늑대

■ 분류

포유류 / 식육목 / 개과

학명: Canis lupus

■ 특징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대표적 육식 동물

체격은 크지 않지만 협동을 통해 큰 먹이도 사냥 가능

시선이 강하며, 눈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이 있음

단독보다 집단일 때 위력이 극대화됨

■ 사회 구조

알파(우두머리): 무리를 이끄는 개체

베타: 알파를 보조하며 질서를 유지

오메가: 가장 약한 개체, 종종 공격 대상이 됨

개체의 위치는 행동과 힘에 따라 결정된다.

늑대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 포유류. 무리생활. 알파 베타 오메가로 구성된다.


4학년 1반에 음악시간에 어떤아이가 풍금을 친다. 먼지 하나 없는 하얀원피스에 하얀얼굴

선생님도 아이를 보며 웃는다.

”소리가 이번에 지역대회 피아노 콩쿨에서 대상을 받았어. 소리가 나와서 풍금한번 처볼래.“

주저하지 않고 나가는 그아이의 눈을 보았다.

아 알파구나. 바로 이해가 된다.


새학년이 되었고 첫 번째 중간고사를 보았다. 시험지를 소리에게 가져갔다. 소리는 3학년때도 전교1등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시험지를 서로 맞춰보고 가채점을 했다. 소리는 올백이다. 나는 94점이다.

내가 2등인건가. 뒤에서 소근대는 소리가 들린다.

와 은수 평균 94점이래.

누가 94점이라는 건가. 뒤를 돌아보니 오은수다. 오은수 새까만 얼굴로 말도 없이 다니는 아이.

오은수 94점인가봐. 와 오은수 보기보다 공부 잘하네. 아이들이 웅성거린다.

다시 오은수의 까만 얼굴을 보았다.

"야 오은수 너 94점 맞아?" 내가 물어보았다.

”아 아마 그런거 같은데 잘 모르겠어.“

내 점수가 오은수와 같다고. 소리를 쳐다보았다. 소리는 표정변화 없이 다른 수업 준비를 한다.

다음날 성적이 나왔고 나와 오은수는 동점이 맞다.

다만 선생님이 나를 먼저 호명하고 성적표를 주었으니 내가 2등이라 생각한다.


집에 가서 난 그냥 엄마에게 2등이라 말했다. 엄마는 앞으로 나에게 1등을 하라 했으나 그건 힘들 것 같다.

윤소리의 올백은 이상하지 않은데 오은수의 94점은 이상하다.

역시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책상에 않아 공부했다. 소리네 집은 엄마가 피아노학원을 하신다.

우리엄마는 슈퍼마켓을 한다. 소리의 아빠는 대기업에 다닌다고 했다. 우리 아빠는 큰 공장에 공장장이다.

집에 가는 오은수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키는 작고 운동화는 새까맣고 고개는 늘 땅을보고 다닌다. 비가 올 때 엄마들이 우산을 가지고 올 떄 오은수늘 비를 맞고 걸어가는게 보였다. 공장에 널어놓은 젖은 빨래가 발람에 날리는 듯 하다.


사회시간에 인간도 포유류라고 했다. 늑대도 포유류이고 인간은 무리 생활을 한다고 했다. 여러모로 늑대나 인간이나 차이는 없어 보인다. 다만 사람이 두 발로 걷고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거울앞에 섰다. 내 긴머리는 소리와 같다. 어차피 소리옆에 긴머리는 그저 비교가 더 잘될 뿐이다. 난 소리보다 키도 작고 성적도 낮다.


그래도 2등이다. 그리고 난 최지아다. 가위를 집어들었다.


긴머리를 싹둑 잘랐다.

짧게

더 짧게

내가 잘란낸 머리가 수북하게 쌓여간다.


거울속 모습이 이상하다. 난 이상한게 아니라 다른게 필요하다. 좀 더 세련되었으면 한다.

가위를 내려놓고 거울을 보며 말했다.


엄마. 미용실 가야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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