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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지 Jun 20. 2023

오늘도 도전 ing

미국에서 필라테스를 시작하다

아침에 일어나 어깨나 허리가 불편하면 어김없이 흐린 하루가 시작되었다. 날씨의 변화를 몸으로 경험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매일 걷는 것으로 운동을 한다고 위안해 오던 지난 3월의  어느 날 집 근처에 필라테스학원을 발견하였고, 무작정 들어갔다.


"필라테스는 처음인데 관심이 있어. 수업 들어볼 수 있을까?

언제나 그랬듯 텐션 좋은 미국인 여자강사가 내게 대답한다.

"물론이지! 무료수업을 들어봐 시간 잡아줄게."

며칠뒤 떨리는 맘으로 무료수업을 들었지만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발끝을 펴고 반만 올렸다가 쭉 펴고 고개는 옆으로 향하고....

한국 말로들어도 헛갈리는 동작들을 영어로 들으면서 처음으로  하려니 30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일이었다. 집에 돌아와 딸아이에게 말하니 무조건 해야 된다고 말해준다.


문득 이들이 낯선 미국땅에 와서 언어를 모르고 학교에 가고 생활해 나갈 때도 이랬겠구나 싶은 맘이 들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난 아이들에게 늘 말해왔다.

"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어. 무조건해 잘할 수 있어! 해보고 결정해!"

 초등학교 1학년때 미국에 온 둘째 아이가 처음   학교에 가서  무섭다고 일주일을 울던 때가 생각이 났다. 내가 늘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고 해보면 된다고 말해놨던 것이 아이들 입장에선 어떻게 들렸을까...


올 8월 큰아이는 대학원으로 둘째는 대학으로 이제 두 아이가 집을 떠나게 되었다. 이젠 엄마를 염려하고 챙기려고 하는 두 아이들에게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났다.

수업시간에 내 동작이 틀려서 이름을 여러 번 부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필라테스가 좋다.

필라테스는 내 몸도 스트레칭하고 주름진 내 마음도 스트레칭하는 소중한 나의 취미이자 운동이 되었다.

출근하는 아들이 말한다.

"엄마! 엄마가 운동해서 너무 보기 좋아!"

내가 대답한다.

"해봤더니 좋았어 할 수 있었어!"

우리 가족은 그렇게 낯선 땅에서 하루하루 서로를 일으키며  북돋으며 살아간다.

 우리 모두 오늘도 도전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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