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로 지치고 정신없이 바빠서 내가 물어보는 말에도 건성으로 어? 어? 하며 되묻는 바로 당신에게 드립니다.
"나 아픈 거 같아 감기기운이 있어".
그 말 한마디에 원더우면처럼 재빨리 움직여 한국마트 미국마트를 섭렵하고 재료를 공수해서 짜잔 밥상을 차려냅니다.
특별히 한국에서 공수해 온 놋그릇에 차리겠다고 호기롭게 꺼냈다가 얼룩진 그릇을 닦느라 혼이 빠지고 내 손톱은 어린 날 흙장난에 빠진 개구쟁이처럼 까매졌지만 이건 뭐 그냥 며칠후면 없어질 테니..
일도 아닙니다.
얼른 나으라고 뭐든 해보려고 종종걸음을 해봅니다.
당신은 그냥 잘 차려진 밥상하나면 대접받는 거 같고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냥 부엌에서 뭐든 조물조물 잘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여자니까요.
많이 싸웠고 달랐고 이해할 수 없는 것만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밥하나는 잘 맞는 우리였네요.
사실 약간은 엄살인 거 너무 티 나고 일부러 내 앞에선 기침을 크게 하는 거 다 압니다.
모른척하고 챙겨주는 거 누리고 피곤에 지친 몸 푹 쉬고 일어나요. 다음번 나 감기 걸렸을 때 두고 봅시다.
귀하는 나를 많이 힘들게 했고 웃게도 했고 가끔은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린 밥상하나만큼은 잘 맞는 사이니까요.
당신에게 이 밥상을 수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