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눈금자로 세상을 재었다
자라서는
달까지의 거리도 배웠다
사람 사이에도
거리가 있다는 건
아주 늦게 알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줄 알았던
그 사람
나는 그 사람을
가까운 쪽에 두고 살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그쪽에 둔 적이 없었다
멀어진 적도 없는데
어느 날부터
나는 혼자 서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우리는 멀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없던 사이였다는 걸
나는 아직도 가끔
그 이름을 떠올린다
부른 적도 없던
그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