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어느 날은 불필요하게 신경이 예민해져 왈칵 솟아오르는 짜증을 겨우 억누르며 일과를 보내기도 하고 어느 날은 마음을 편히 먹으려 해도 스스로가 조금 비효율적이거나 멍청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번 해도 될 일을 부주의하여 두 번하게 되거나, 음식을 먹다가 흘린줄도 모르고 몇시간 지나서 발견하는 식이다. 불필요한 잡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걸까. 전날 소화가 안되게 음식을 먹어 수면에 방해를 받아 다음날 지장을 받는 걸까. 이러한 잔실수가 여러번 발견될 때면 어릴때부터 몰랐던 ADHD 증상이 이제야 발현이 되는 것은 아닐까 혹은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호르몬 변화에 따른 우울감 또는 우울증은 아닐까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평소에 떠오르는 불안이나 걱정 또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 등은 특히 쉬이 사라지진 않는 것 같다. 이것이 심한 날이면 휴직을 해야하나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명 크리에이터 누구가 십 몇 년간 본인이 적어왔다는 일기쓰기의 효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잡생각이 많이 해소되고 특정 플랫폼에 올린 일기들을 정리하여 책까지도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왕 이렇게 태어난 것, 생각이 많은 걸 고칠 수 없다면 부족한 글로나마 그 스트레스들을 풀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본다.
형식도 두서도 없겠으나 최근에 떠오르는 일상 속 단면들을 하나씩 일기로 꺼내 풀어내보려 한다. 글로써 스트레스나 내면의 불안을 아주 조금이라도 줄여낼 수 있다면 일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사람들과의 소통에도 여유를 가질 수 있으리라 믿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