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동체가 주도하는 도시혁신

도시재생과 주민참여

‘지역공동체가 주도하여 혁신하는 지역’를 도시재생의 비전으로 삼는 것은 중요하다. 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 핵심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주민협의체 및 일반 주민, 지방자치단체, 대학 및 전문가 그룹, 지역 공동체조직 및 사회경제조직, 용역사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도시재생사업의 이해관계자 유형이 단일하지 않기 때문에 도시재생의 욕구도 동일할 수 없다.


주거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주거환경의 개선을, 상인들은 상권활성화 추진을, 청년들은 저렴한 임대료의 주택과 창업공간 등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은 특정 계층이나 세대 또는 특정한 개인 또는 집단에게 이익을 주는 정책 사업이 아니다. 도시재생 현장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모아내는, 즉 ‘욕구의 교집합’을 만족시키기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욕구는 하루아침에 교집합으로 모아지지 않는다. 공론장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욕구가 교집합으로 모이려면 이해관계자들을 공론장(公論場)으로 끌어내어서 갈등과 논쟁을 거쳐야 한다. 공론장 단계에서 여러 갈등들을 조정하고 관리하며 꾹꾹 다져야 한다. 이런 과정으로 거치면서 마을민주주의가 만들어지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마을민주주의는 시민들의 분출되는 욕구를 공론장으로 모으며, 공론화 과정에서 갈등이 관리되고 조정되면서 실현된다.



도시재생에서 풀뿌리 거버넌스 구축은 중요한 기반사업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조직화를 통하여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참여와 조직화를 통해 발굴된 주민역량을 기반으로 공식적인 '협의체' 등에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주민 참여를 끌어내려면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지역의 도시재생 역량강화 단계가 첫 번째이고 지역주민의 참여 기반조성이 두 번째이며, 지역의 도시재생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세 번째 단계이다.


특히, 지역의 도시재생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 사업 발굴 및 추진 등의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협의체 등 주민주도 조직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한 공무원, 중간지원조직 활동가 등의 전문역량을 성장시켜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위해 협력적 거버넌스가 정착하려면 관-관 거버넌스, 민-관 거버넌스, 민-민 거버넌스가 잘 정립되어야 한다.


① 관(官)-관(官) 거버넌스

지속가능한 도시혁신을 위한 융·복합사업으로 관-관협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부서별 칸막이부터 걷어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부서는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주무부서와 협력부서 간의 역할분담과 성과의 공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역할분담과 성과의 공유가 불명확하면 행정 내부의 거버넌스는 무너지고 주무부서의 업무로 협소해진다. 이렇듯 칸막이 행정의 관행을 해체시키지 않고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② 민(民)-관(官) 거버넌스

민간과 행정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계획과 실행의 공동생산자라는 인식이 명확해야 한다. 성숙된 민관거버넌스가 작동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시민들이 공공정책의 고객이 아니라 공동생산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더 이상 시민들은 고객뿐만은 아니다. 공공정책 및 공공서비스의 고객이자 공동생산자로 변했기 때문이다.


③ 민(民)-민(民) 거버넌스

민간과 민간의 거버넌스도 중요하다. 행정의 칸막이처럼 지역 내 시민사회도 '의제별 분파주의'에 막혀 있다. 민간 칸막이인 것이다. 민간 칸막이를 극복하는 길은 공동사업이다. 시민사회는 전문 분야별 활동을 융합하여 공동사업을 조직해야 한다.


행정 내부의 부서 간 거버넌스는 민간과 행정의 거버넌스를 촉진한다. 민간과 행정의 촉진된 거버넌스는 민간간의 거버넌스를 촉진하여 도시재생사업에서 협력적 거버넌스가 정착하는데 기여를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쇠퇴한 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으로 복잡한 과정과 다양한 이해관계가 작동한다. 단 하나의 해결책으로 풀어갈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에 협력적 거버넌스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 이해당사자의 직접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과정이 거쳐야 한다. 참여뿐만 아니라 권한도 이해당사자들에게 이양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과 지역 시민사회의 역할이 주목되는 것이다. 도시쇠퇴라는 문제의 특성상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새로운 관계망(커뮤니티)을 형성(복원)하고, 이 커뮤니티의 힘으로 도시쇠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주민주도와 커뮤니티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행정은 협력적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그렇다고 협력적 거버넌스의 구축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도 아니다. 지자체 공무원들과 행정의 관행을 혁신해야 한다. 지방정부 혁신이 그래서 먼저다.



주민참여에 대한 두 가지 질문


Q : 도시재생사업에 주민이 참여하여 주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A : 주민참여와 주민주도의 이상적인 상(像)을 미리 그려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봐야 한다. 주민참여와 주민주도 과정에서 주민들의 현실적인 ‘욕망발현’은 이중적이며 충돌하기도 한다.


주민참여, 주민주도는 주민들 ‘스스로가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기회의 확장’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에게 정보 접근성을 높여주고 참여를 촉진하며 책임감을 심어주고 지역 조직화로 연결해야 한다. 주민주도는 기술과 기교의 습득이 아니라 기회의 확장, 즉 자치력의 성장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한국의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만의 자치였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권한과 기능 배분에 관한 단체자치가 중요한 의제였지, 풀뿌리 주민자치는 후순위였다.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자치역량을 키우다 보니 주민들의 자치역량 성장에는 소홀했었다. 주민역량의 성장을 위해서는 시민 중심의 주민자치로 변화해야 한다. ‘시민주권’과 ‘마을민주주의’가 실천되는 자치로 나아갈 때만이 주민자치력의 성장할 수 있다.


Q : 쇠퇴한 도시의 재생이라는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에 주민들은 왜 참여하는가?


A : 참여하는 동기는 다양하다. 공익성을 지닌 공익적 시민(Public People)으로 첫 번째 유형이다. 이 유형의 주민은 주로 지역사회에서 공익성을 지닌 리더로 활동하게 된다.


이익추구적 시민이 두 번째 유형이다. 마을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참여 주민들이다. 역량강화교육을 통해 주민리더의 팔로워로써 역할을 주로 수행하지만, 이익추구가 앞서게 되면 사업 진행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체면적 시민이 세 번째 유형이다. 소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참여를 하지 않고 방관한 채 혜택만 보려는 무임승차 주민들도 있다. 앞으로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참여를 이야기할 때, 참여 주민을 세분화하여 주민이란 명칭으로 일반화하는 오류를 피해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의 시즌2 격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는 주민역량강화를 핵심 사업으로 강조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주민역량강화를 강조할수록 무슨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관성적으로 주민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주민역량강화가 아니다.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는 주민조직을 키우는 것이 주민역량 강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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