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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도시를 재생하는 휴먼인프라,
도시재생 거버넌스

도시재생의 정석 3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거버넌스(협치, governance)’라는 말은 그동안 정부(government)라는 용어와 같은 의미로 섞어서 써왔다. 그러나 21세기로 들어서면서 정부의 역량만으로 다원화된 사회문제 해결을 못 하고, 민간의 참여를 통해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사례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거버넌스는 곧 ‘협력적 거버넌스(collaborative governance)’를 의미하게 되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주민 등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이 협력적 거버넌스이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주민참여가 핵심 가치이며 과정과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민들은 책임감과 주인의식, 협력을 운영원리로 택한다.      


도시재생도 협력적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재생에서도 협력적 거버넌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 행정이든 주민협의체이든 혼자만의 힘으로 쇠퇴한 지역을 되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민간단체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많은 도시재생사업 지역에서 주민협의체가 배타적인 사업추진을 주장하며 다른 단체들의 조력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쇠퇴지역 내부의 주민역량만으로는 활성화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다른 단체들과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해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외부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쇠퇴지역의 주민역량이 커질 수 있다. 즉, 내부적 성장동력이 만들어진다.

∙ 사업 종료 후에도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도시재생이 지속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지역에서 거버넌스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주민과 공무원이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다. 전문가들이 쓰는 전문용어도 주민이 일상생활에 쓰는 말과 다르다. 공무원들과 전문가, 주민 사이에는 조직, 언어,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 양측 모두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도시재생의 핵심주민참여

쇠퇴한 지역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에서 주민참여는 가장 중요하다. 주민참여는 지역주민 스스로가 일상생활에서 결핍되고 불편한 문제를 발굴하여 이를 해결하는 것이다. 주민이 조직을 만들어 지역문제를 해결한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마을이 대표적이다. 성미산마을은 공동육아, 공동부엌, 공동주거, 마을카페, 마을극장, 마을축제, 되살림가게 등을 통해 돌봄과 문화, 주거, 먹거리 등의 문제를 마을에서 해결하고 있다.

 

도시재생에서도 주민참여 방법론을 적극 받아들였다. 2000년대 중후반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는 주민참여 방법론을 ‘살고싶은도시만들기사업’에 도입하였다. 2010년 이후 ‘살기싶은도시만들기사업’ 사업이 ‘도시활력증진사업’으로 바뀌었지만, 주민참여와 주민역량 강화사업은 유지되었다. 2014년 <도시재생특별법> 시행 이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수립부터 사업추진에 이르기까지 주민참여 중심의 거버넌스가 도시재생사업의 기본이 되었다. 이 주민참여 거버넌스의 핵심이 바로 ‘주민협의체’이다.


               

주민협의체주민의견수렴과 사업실행의 역할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참여는 주민협의체의 조직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주민협의체는 사업지역 주민의 민의를 대변할 다양한 주민들로 구성해야 한다. 세대, 집주인과 세입자, 청년, 청소년 등 지역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협의체 구성원의 자격이 사는 지역, 계층과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여 엄격한 것은 아니다. 주민협의체가 자율적인 결정으로 참여자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주민협의체에 참여한 주민은 운영위원회, 각 분과에 소속되어 활동하게 된다. 주민협의체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주민 의견수렴 및 대변하는 역할’과 ‘사업실행의 역할’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의사결정은 도시재생사업추진협의회

도시재생사업 현장에서 주민협의체가 중요하고 강조되다 보니, 주민은 주민협의체를 도시재생사업의 의사결정과 사업 집행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오해가 발생한다. 도시재생사업의 의사결정은 ‘도시재생사업추진협의회’ 같은 민관협력 거버넌스 조직에서 한다. 민관협력 거버넌스 조직에는 지방자치단체(행정공무원), 주민협의체, 도시재생지원센터, 지역기업 등이 참여한다. 그리고 사업 집행은 지방자치단체와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이다. 이에 대해 주민에게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주민협의체와 마을관리협동조합의 차이점

주민협의체의 역할 중 사업에 참여하여 실행하는 것을 강조하다 보면, 주민협의체와 주민이 자주적으로 결성한 마을관리협동조합의 역할이 혼동될 수 있다. 쇠퇴한 지역의 활성을 위하는 목적과 방향은 같을 수 있으나, 주민협의체가 주민자치의 조직이라면, 마을관리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경제조직이자 사업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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