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등록부와 실제 가족이 다를 때
누군가의 출생 비밀은 늘 사람들의 이목을 끕니다. 몇 해 전에는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유류분 소송을 제기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미 친자확인 소송을 통해 공동상속인 지위를 인정받았고, 결국 유류분 소송에서도 승소했습니다. 재판에서 유족 측이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친자 관계가 사실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가족관계와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 기재가 다른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오늘은 그 차이를 바로잡는 핵심 절차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순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현철 씨(가명, 32세)는 가족관계등록부상 어머니가 실제 어머니와 다릅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현철 씨 친어머니는 현철 씨를 임신했을 당시, 아버지가 법적으로 이혼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집안 어른들의 반대로 아버지는 전처와의 혼인을 끝내지 못했고, 결국 출생신고는 아버지의 법적 배우자 명의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친어머니가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현철 씨는 미뤄왔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결심했습니다. “이제라도 어머니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진짜 가족관계를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유일한 기준은 가족관계등록부입니다. 출생증명서나 유전자 검사 결과만으로는 등록부를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등록부에 기재된 내용은 법적 권리·의무의 기준이 되므로, 이를 수정하려면 반드시 법원의 확정판결이 필요합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의 가장 중요한 증거는 유전자 감정 결과입니다. 과학적 결과가 친자관계 부존재를 뒷받침해야 소송이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다만, 모든 경우에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거나 필수인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부산가정법원 2019드단204681 판결에서는 “유전자 검사에서 친자관계 여부를 판정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러 사정(출산 시점, 생활 관계, 제3자 증언 등)을 종합해 친생자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즉,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하거나 판정이 애매한 경우에도 간접 증거를 통해 친자관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므로 대부분은 유전자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등록부를 바로잡으려면 보통 두 가지 소송을 함께 진행합니다.
부존재확인: 등록부상 ‘법적 어머니(또는 아버지)’와 친자관계가 없다는 것을 확인
존재확인: 실제 친어머니(또는 친아버지)와 친자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
이 두 절차가 모두 필요합니다.
간혹 “부존재 확인만으로 충분하지 않느냐”는 오해가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존재 확인 판결 없이 등록부를 새로 정리할 수 없습니다.
<실무 Tip>
두 소송을 한꺼번에 제기하면 법원이 병합 심리를 통해 한 번의 재판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소송을 나누어 진행하면 판결문이 두 개로 나뉘어 시간·비용이 이중으로 발생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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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상 어머니가 이미 사망했더라도 소송 제기는 가능합니다. 오히려 송달·출석 문제가 없어 재판이 더 간단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유전자 검사를 위해 친모의 생체 자료, 기존 병원 기록, 혹은 다른 친족의 유전자 등을 활용해 판단합니다.
판결 확정 →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판결이 확정되면 상황에 ㅇ따라 기존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새 가족관계등록부를 개설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성본(姓本) 창설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행정업무 영향 폐쇄 기간 동안은 여권 갱신, 통장 개설 등 각종 행정·금융 업무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소요 기간 판결 확정 후 등록부 정리까지 평균 3~5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친생자 소송 자체는 법률적 쟁점이 단순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고·피고 지정, 관할 법원, 증거 확보, 후속 등기 절차 등 실무상 변수가 많습니다. 특히 가족 간 감정 대립이 있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당사자가 있는 경우, 잘못된 전략으로 소송을 나누어 진행하면 비용과 시간이 두 배로 들 수 있습니다.
<전문가 조언 포인트>
처음부터 부존재+존재 소송 병합 설계
유전자 감정 전 사전 증거 확보 전략
판결 후 등록부 개설·성본 정정까지 원스톱 진행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은 단순히 “유전자 검사를 받아서 틀린 가족을 지운다”는 절차가 아닙니다. 가족관계등록부라는 국가 신분 기록을 새로 쓰는 작업이기에, 절차 하나하나가 꼼꼼히 준비되어야 합니다.
유전자 검사는 가장 핵심적 증거이나, 다른 간접 증거도 중요
부존재와 존재 소송을 병행해야 등록부를 완전하게 정리 가능
판결 후 후속 행정 절차까지 고려한 전략이 필수
인터넷 정보만으로 섣불리 진행하기보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한다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아끼고, 원하는 결과를 가장 안전하게 얻을 수 있다는 사실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