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 ‘최소한의 몫’은 어떻게 계산될까

전문가 시각에서 본 산정·청구·방어 포인트

by 오경수 변호사
4CWN20NyLH.png


1. 유류분의 취지와 기본 구조


민법은 상속인이기만 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을 둡니다. 이를 유류분이라 하며,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배우자·직계비속(자녀 등):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부모 등)·형제자매: 법정상속분의 1/3(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은 헌법불합치 결정)


유류분은 액수가 “정해져 있는 돈”이 아니라,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무엇을 더하고(증여·유증), 무엇을 빼느냐(채무·기여분)에 따라 달라지는 산정 공식의 결과입니다. 같은 비율이라도 기초재산 평가·특별수익 범위·채무 공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산정 과정을 숙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2. 사례로 보는 산정: 숫자로 끝까지 따라가 보기


상황 설정(가명)

피상속인: 고은택 씨

상속인: 장남 고형준, 차남 고민재, 삼남 고서호 (배우자 없음)

사망 시 남긴 적극재산: 현금 5,000만 원

생전 증여: 사망 5년 전 장남에게 4,000만 원(결혼자금)

유언: 차남에게 4,000만 원 유증 기재


질문: 남은 재산은 어떻게 나뉘나? 삼남(서호)은 형들을 상대로 얼마를, 누구에게 먼저 요구할 수 있나?


1) 1단계 — 법정상속분(기본 몫) 확인

같은 순위 자녀 3인이므로 각 1/3이 기본 몫입니다.


2) 2단계 —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 만들기

민법(제1113조, 제1114조) 공식을 적용합니다.

기초재산 = 상속개시 시 적극재산 + 특별수익(증여·유증) − 채무 전액

여기서 특별수익은 원칙적으로 사망 1년 내 증여만 포함하지만, 공동상속인에게 준 증여나 유류분 침해를 알면서 준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포함됩니다.


본 사례에 적용:

적극재산 5,000만 원

특별수익(장남에게 준 4,000만 원 증여) 전액 포함 (공동상속인에게 준 증여 → 기간 제한 없이 포함)

채무는 없음

기초재산 = 5,000 + 4,000 = 9,000만 원


3) 3단계 — 각자의 유류분액 계산

각자의 법정상속분 = 9,000 × 1/3 = 3,000만 원

유류분율(직계비속) = 법정상속분의 1/2 → 1/2

삼남(서호)의 유류분액 = 9,000 × (1/3) × (1/2) = 1,500만 원


4) 4단계 — 유류분 “부족액”(침해액) 산출

상속개시 시 남은 5,000만 원에서 유언으로 차남에게 4,000만 원이 나가면 잔여 1,000만 원. 가장 후순위인 삼남이 전부 가져간다고 가정해도, 본인의 유류분 1,500만 원에는 500만 원 부족. 유류분 부족액 = 500만 원


5) 5단계 — 누구에게 먼저, 어떤 순서로 돌려달라 요구하나?

민법 제1116조(반환의 순서)에 따라 유증이 우선, 그 다음 증여입니다.

차남(유증 4,000만 원 수익자)에게 500만 원 전액을 우선 청구

만약 그걸로 부족하면 그 다음 장남(증여 4,000만 원 수익자)에게 청구

결론: 삼남은 차남에게 500만 원을 우선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계산이 달라지는 7가지 변주(실무 핵심 포인트)


기여분의 선반영
공동상속인 중 누군가가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유지에 특별히 기여했다면(민법 제1008-2), 기여분을 먼저 떼고 난 금액을 기초재산으로 삼습니다. → 기여분 인정 폭에 따라 유류분 금액이 크게 흔들립니다.


채무 공제의 폭
기초재산에서 채무 전액을 공제합니다. 보증채무, 상환청구권, 상속세 등 채무 성격에 따라 공제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니 꼼꼼히 반영해야 합니다.


증여의 포함 범위(1년 규정의 예외)

일반인에게 준 증여: 원칙적으로 사망 1년 내분만 포함

공동상속인에게 준 증여: 기간 제한 없이 포함

유류분 침해를 알면서 준 증여: 기간 제한 없이 포함 → 수증자·경위·인지 여부에 관한 입증 싸움이 핵심이 됩니다.


평가 시점(시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시점의 시가 기준 평가가 실무의 대세입니다. 다만 장기간 경과에 따른 가액변동 리스크가 있어 감정·시세 입증이 중요합니다.


금전지급이 원칙
2019년 민법 개정 이후(시행 2020), 유류분은 원칙적으로 금전 지급 청구가 원칙입니다. (원물반환은 예외적 사정에서 제한적으로 고려)


이자·지급기한
판결 선고일부터 지연손해금(법정이자)이 붙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실무에서는 일시금 지급이 원칙이나, 변제능력에 따라 분할 지급 합의가 타협지로 쓰입니다.


소멸시효/제척기간

제척기간 1년: 상속 개시와 반환청구 상대방 및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제척기간 10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
제척기간은 연장·중단이 불가하므로, 기한 관리가 생명입니다.




4. 청구 전략과 방어 전략 — 양측 실무 체크리스트


A. 청구자(유류분권리자) 측


증거 지도로 시작:
① 피상속인 재산목록(부동산·금융·유가증권·동산), ② 채무 목록,
③ 생전 증여·유증 내역(시기·가액·상대방), ④ 기여분 관련 자료(상대 주장 대비)


특별수익 분류와 입증:
공동상속인에게 돌아간 결혼자금·주택구입자금·사업자금 등은 특별수익 여부 판단 포인트. “통상적 부양·교육비”는 제외 경향. 정기·지속·고액일수록 포함 가능성↑


평가·감정 준비: 상속개시 시점의 시가 입증(공시지가·시세표·감정서).


순서·상대방 특정: 유증 수익자 → 증여 수익자 순으로 청구. 여러 명일 때는 비율 안분도 대비.


제척기간 관리: 소송 제기는 물론, 상대방 특정과 침해 인지의 시점 기록을 남겨두기.



B. 방어자(유증·증여 수익자) 측


특별수익 범위 축소 주장: 통상적 지원(학자금, 생활비), 상속인의 자력취득, 피상속인의 생활필요비 성격 등 강조


채무·부담부증여 공제: 피상속인의 채무, 부채부담, 담보설정 등 기초재산 축소 요소를 끝까지 반영


기여분 선반영 주장: 본인이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유지에 특별 기여했다면 기여분 공제를 선반영하도록 유도


지급방식 협상: 금전일시지급이 원칙이나 분할·유예·담보 등 이행조건 협상으로 리스크 관리


https://www.youtube.com/@%EC%83%81%EC%86%8D%ED%8F%AC%EC%BB%A4%EC%8A%A4




5. 실전 Q&A


Q1. 생전 증여를 너무 오래전에 받았는데도 포함되나요?
A. 공동상속인이 받은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특별수익에 들어갑니다. 일반 제3자에게 준 증여는 원칙상 사망 1년 내분만 포함되나, 유류분 침해를 알면서 준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제한 없이 포함됩니다.


Q2. 배우자나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자녀와 다른가요?
A. 비율이 다릅니다. 배우자·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형제자매는 1/3입니다. (다만 현재 실무에서는 형제자매의 유류분 인정 필요성에 대한 정책·학계 논의가 지속 중입니다.)


Q3. 기여분과 유류분은 어떤 순서로 반영되나요?
A. 기여분을 먼저 공제한 후 남는 재산을 기준으로 유류분을 산정하는 것이 판례·실무입니다. 기여분 입증은 어렵지만, 인정되면 유류분 계산이 크게 달라집니다.


Q4. 원물(부동산)로 돌려달라고 할 수 있나요?
A. 2019년 민법 개정 이후 원칙은 금전지급입니다. 예외적 사정이 아니면 가액반환(돈)으로 귀결됩니다.


Q5. 언제까지 소송을 제기해야 하나요?
A. 제척기간으로 관리합니다.

“상대방과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놓치면 영원히 권리행사가 불가합니다.




6. 사례 정리(결론)


기초재산: 9,000만 원(5,000 + 4,000)

삼남 유류분액: 1,500만 원

침해·부족액: 500만 원

반환 순서: 차남(유증 수익자)에게 500만 원 전액 청구 → 부족 시 장남(증여 수익자) 순


숫자 자체는 간단하지만, 실전에서는
① 특별수익 범위, ② 평가 시점과 가액, ③ 채무 공제, ④ 기여분 선반영, ⑤ 제척기간 등 변수로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서류·증거의 질과 논리 구조가 곧 금액을 바꿉니다.




7) 실무 진행 로드맵(체크리스트)

타임라인 확보: 사망일, 유언 공개일, 증여 시점, 상대 특정·침해 인지일(제척기간 기산점)

재산·채무 인벤토리: 등기부, 금융거래내역, 보험, 유가증권, 채무확인서

특별수익 표 작성: 수익자·시점·가액·근거, 공동상속인/제3자 구분

기여분 검토: 진료·부양, 사업 기여, 동거·간호, 재산 유지·증가 사정

가액평가 준비: 상속개시 시점 기준 감정·시세자료

상대방 전략 선택: 유증 수익자 → 증여 수익자 순서로 청구, 필요 시 병합

이행 설계: 금전 일시/분할, 담보 제공, 지연손해금 조건

협상/소송 병행: 제척기간 안에 청구 보전, 필요시 가압류·가처분 검토




8. 맺음말


유류분은 “최소한의 몫”이라는 간명한 취지와 달리, 산정 공식과 증거 싸움에서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위 사례처럼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무엇을 기초재산에 넣고(특별수익·증여·유증), 무엇을 빼고(채무·기여분), 언제의 가액으로 볼지(평가시점)에 따라 금액은 전혀 달라집니다.


따라서 제척기간을 엄수하면서 증거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반환 순서(유증→증여)와 지급방식(금전, 분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 필수입니다. 작은 변수 하나가 수백·수천만 원을 바꿉니다. 사건 초기에 전문가와 함께 산정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길입니다.


가사상속_번호배너3-5.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외국인 국적취득자의 성본창설 및 개명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