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인제도의 핵심과 후견등기

기대수명 100세 시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by 오경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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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녀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를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100세를 사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오래 산다는 것이 곧 행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건강을 잃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그저 오래 사는 것만으로는 삶의 질을 확보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초고령사회에서 ‘어떻게 늙을 것인가’가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특히 노령·질병·장애로 인해 혼자서는 일상적인 판단과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분들을 보호할 제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민법이 마련한 대표적인 보호 장치가 바로 성년후견인제도입니다.




성년후견인제도란 무엇인가 — 민법이 준비한 보호 장치


민법 제9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가정법원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하여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한다.”


법 조문은 다소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정신적 제약으로 인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성인을 돕기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주는 제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후견인은 재산관리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폭넓게 지원합니다.


이 제도는 단순한 보호를 넘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이며,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견 유형 —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임의후견


성년후견인제도는 필요 정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됩니다.


1) 성년후견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경우입니다.
여기서 핵심 기준은 '정신적 제약'이며, 단순히 거동이 불편한 것만으로는 성년후견 개시가 어렵습니다.


2) 한정후견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판단 능력이 부분적으로만 결여되어 있어, 특정 영역에서만 지원이 필요한 경우 해당합니다.


3) 특정후견

일시적인 질병, 사고, 특정 사무 처리 등 한정된 상황에서만 도움이 필요한 경우 개시됩니다.


4) 임의후견

스스로 미리 대비해 두는 제도입니다.
치매 등 미래 위험에 대비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후견인을 정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사례 — 후견등기가 궁금했던 영균 씨


영균 씨(36세, 가명)는 지적장애 1급 형을 돌보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형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형의 재산관리나 병원 치료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특히 주변 지인이 '성년후견인제도에는 후견등기라는 절차가 있으니 알아보라'고 조언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EC%83%81%EC%86%8D%ED%8F%AC%EC%BB%A4%EC%8A%A4


후견등기제도란? — 후견이 개시되면 반드시 남겨야 하는 기록


성년후견제도 시행과 함께 ‘후견등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습니다. 후견등기는 간단히 말해 “후견 내용에 대한 공적 장부”입니다. 부동산에도 등기부가 있듯, 후견이 개시되면 다음 사항이 반드시 등기됩니다. 후견인의 성명, 후견의 종류(성년·한정·특정·임의), 후견 범위, 후견감독인의 지정 여부 등.


후견은 피후견인의 권리를 제한하기도 하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공적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견등기 정보는 사생활과 직결되는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아무나 열람할 수 없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는 피후견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후견인 및 후견감독인, 법령이 정한 기관 등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후견개시 시 필요한 절차 — 반드시 의사 감정 필요


가정법원이 성년후견을 개시할 때는 피후견인의 의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의식불명이나 의사 표현이 전혀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또한 정신적 제약 여부 판단을 위해 의사 감정(정신감정)을 반드시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료자료가 충분한 경우 진료기록 감정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성년후견 도입 전 제도 — 한정치산·금치산과의 비교


성년후견제도 이전에는 ‘한정치산’과 ‘금치산’ 제도가 존재했습니다. 이 제도들은 재산 관리 능력만을 기준으로 보호 필요성을 판단했는데요. 한정치산은 재산을 다스리는 능력에 제한, 금치산은 재산관리 능력을 완전히 박탈하는 제도였죠.


그러나 일상생활의 보호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 실제 보호가 필요한 영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현대 사회에 맞춰 폭넓은 보호를 인정하는 성년후견인제도가 도입된 것입니다.




성년후견은 누구나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닙니다


성년후견 개시 심판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간 후견인 지정 갈등, 후견 범위 설정 문제, 피후견인의 의사 확인 여부, 의사 감정 결과 해석, 재산관리 권한 분쟁 등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심판 과정에서 중요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전문가 도움 없이 혼자 진행하기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후견인 지정이 잘못되면, 피후견인의 재산이 위험해지거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결론 — 100세 시대, 후견제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성년후견인제도는 단순한 법적 장치가 아닙니다. 장애·질병·고령으로 인해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분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입니다. 누군가 주변에 후견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면, 그리고 후견인 선임 절차를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경험 많은 전문가와 상의한 후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후견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제때 받지 못하면, 그 피해는 생활 전반에 걸쳐 평생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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