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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빼세요.

by 우아한 우화


지금까지 위내시경을 수면마취 없이 기본으로 해오고 있다.

잔뜩 긴장한 채 누워있는 나에게 의사와 간호사는 힘을 빼세요,라고 말한다.

내시경뿐만 아니라 어떤 검사와 처치를 받든 항상 힘을 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긴장되는 데다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모르는데 대한 두려움에 몸은 방어적으로 잔뜩 힘을 주게 된다.


오늘 이 말이 귓가에서 계속 맴돌았다.

힘을 빼세요.

분명 힘을 뺐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적도 많았다.

힘을 빼세요. 안 그러면 아파요.

몸을 최대한 이완시키고 침도 질질 흘려보낸다.

그러면 의사는 잘하고 있어요,라고 한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고 이선균은 이런 대사를 남겼다.

“……. 경직된 인간들은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힘을 빼세요.

그러면 덜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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