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의 냉철하고 눈부신 세계
''제게 가르쳐 주소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제 자신을 영원히, 영원히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좋을지......''
최근에 전쟁과 평화를 읽었습니다. 처음엔 인물 관계를 하나하나 파악하며 인내심을 갖고 읽어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어요. 19세기 초반 러시아와 나폴레옹 전쟁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 안나 카레니나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인간을 이해하고 보여주기 위해 애쓴' 톨스토이의 사실적이고도 철학적인 서술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문체보다도, 역사와 삶을 바라보는 그의 냉철한 시선이 이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니콜라이 볼콘스키 공작의 죽음 같은 장면은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몇 가지 주제 아래 이 작품에서 받은 인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카라타예프는 외투를 입은 채 자작나무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어제 죄 없이 고통을 겪은 상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의 기쁨 어린 부드러운 표정 외에 고요하고도 엄숙한 표정이 빛나고 있었다... 프랑스인 둘이 그를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피에르는 더 이상 쳐다보지 않았다. 그는 다리를 절며 언덕을 올라갔다. 뒤편에서, 카라타예프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총성이 들렸다. 피에르는 그 총성을 똑똑히 들었다.'
톨스토이는 전쟁의 광기와 인간의 무력함을 이처럼 강렬하게 묘사했습니다. 프랑스의 러시아 침공과 나폴레옹의 퇴각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전쟁의 잔혹함과 애국심의 기만성을 깨닫게 돼요. 죽이는 것이 죽임을 당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는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나갑니다. 그는 전쟁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악한 행위'라 정의하면서도, 대학살의 원인을 인간의 자유의지로 설명하지 않았어요. 그 부분은 이후 더 깊이 다뤄보겠습니다.
'... 마치 창가에서 오랫동안 조심스레 기다렸다는 듯 달빛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밤은 상쾌하고 여전히 밝았다. 창문 바로 앞에 한쪽은 검고 한쪽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가지치기한 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소냐! 소냐!" 다시 첫 번째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니! 너도 봐,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 정말 아름다워! 눈을 떠 봐, 소냐." 그녀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이지 이렇게 아름다운 밤은 한 번도, 단 한 번도 없었어."'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안드레이 볼콘스키는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됩니다. 그는 삶의 의미를 놓아버린 듯 보였지만, 나타샤와의 짧은 만남이 그의 인생을 다시 변화시켰어요. 각자의 방 창가에서 이루어진 이 순간은,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게 다가온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그는 다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 나의 삶이 나 혼자만을 위해 흘러가지 않도록, 사람들이 그 소녀처럼 나의 삶과 무관하게 살지 않도록 해야 해. 나의 삶이 모든 사람들에게 반영되도록, 그들 모두가 나와 더불어 살아가도록 해야 해!''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러시아 사회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피에르는 무너진 도시에서조차 삶의 생명력을 발견했어요.
'빌라르스키가 옆에서 러시아의 가난과 유럽보다 낙후된 점, 무지를 끊임없이 불평하며 지껄이는 말도 피에르에게는 기쁨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빌라르스키가 시체처럼 생기 없다고 여기는 곳에서 피에르는 놀랍도록 강렬한 생명을, 눈 덮인 그 광활한 공간에서 하나가 된 이 특별한 사람들 전체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보았다.'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삶의 본질적인 아름다움. 톨스토이는 이를 냉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독자인 우리는,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질문 앞에서 멈춰 서게 돼요.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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