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자기 탐색
로제의 첫 정규 앨범 Rosie, 들어보셨나요?
열 두 수록곡 중 일부는 낯설더라도, 아마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A.P.T. (아파트)는 귀에 익으실 거예요.
“채영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랜덤 게임
게임 start!”
한국의 술게임 문화를 중독성 있는 훅으로 풀어낸 팝송은 빌보드 상위권을 돌파하며, 발매 7일 만에 스포티파이 재생 횟수 1억 회를 가볍게 넘겼죠.
눈부신 금발 머리와 가는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씩씩한 에너지, 허스키한 목소리의 주인공 로제.
그런 로제의 첫 정규 앨범인 Rosie를 소개할게요. 이제껏 선보인 음악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이야기와 음악성을 담아내고 있어요. 글로벌 스타로서의 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자기 탐색의 과정, 사랑과 이별,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아낸 자전적 기록이죠. 타이틀부터 ‘로제’가 아닌 ‘로지(Rosie)’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이 화려한 무대 위의 로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로제 - 로잔 박 (Roseanne Park)의 내면을 솔직하게 담아냈음을 알 수 있어요.
Rosie는 총 12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LP에만 수록된 보너스 트랙을 제외하고요.) 어쿠스틱, 팝 록, R&B, 발라드 등의 다양한 장르를 유연하게 넘나들죠. 전체적으로 감성적인 톤을 유지하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복잡한 감정을 풀어낸 앨범이에요.
1. Number One Girl
앨범을 여는 이 곡은 미니멀한 피아노 반주와 로제의 나른하면서도 따뜻한 보컬이 돋보이는 트랙이에요. ‘누군가의 첫 번째가 되고 싶다’는 가사 속에는, 스타로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솔직하게 담겨 있어요. 잔잔하면서도 당당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가사를 곱씹어 보면 쓸쓸한 여운이 남아요.
2. 3AM
앨범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는 곡이에요. 새벽 3시에 홀로 깨어 있는 순간의 쓸쓸함을 노래하며, 힘찬 어쿠스틱 사운드와 로제 특유의 허스키한 보컬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이번 앨범의 기반이 되는 연애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하지요. ‘위험 신호를 무시하며 돌진하는 사랑’을 노래하는 이 곡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감정을 담담하게 그려내요.
3. Two Years
이야기하듯 읊조리는 로제의 음색이 돋보이는 이 곡은 그녀가 지난 2년 동안 겪은, 혹은 겪지 못한 변화와 감정을 가사로 풀어냈어요. ‘시간이 흘러도 견고한 사랑’이 주제를 이루고 있는데요. 미니멀한 사운드가 로제의 한숨과 같은 보컬을 부드럽게 감싸주어 듣는 이를 몰입하게 만들어요.
4. Toxic Till the End
귀를 사로잡는 공상적인 Emo 신스와 거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에요. 유독하지만 끝까지 놓지 못하는 사랑을 주제로 하며,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전개를 가지지요. 애절하기도, 차갑기도 한 로제의 보컬이 곡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는데요. 사랑과 분노가 뒤섞인 애증의 관계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답니다.
5. Drinks or Coffee
설레는 마주침을 담은 곡으로, 로제 특유의 감성적인 가사가 돋보여요. ‘술을 마실까, 커피를 마실까’라는 들뜬 고민이 두근거리듯 이어지는 비트 위를 맴돌며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가지요. 첫 만남의 일렁이는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어요.
6. APT
로제의 대표곡이자 가장 직관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곡이에요. 아파트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후끈후끈 달아오른 K-술자리를 표현하고 있어요. 힘찬 비트와 기타 사운드, 중독성 있는 훅 뒷면에 세계적인 팝송으로 변신한 한국식 술게임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7. Gameboy
게임에 빗대어 사랑과 관계의 역동성을 풀어낸 곡이에요. 업템포 비트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특징이며, 가사 또한 재치 있어요. 블랙핑크 활동에서 보여줬던 로제의 카리스마 있는 보컬이 돋보여요.
8. Stay a Little Longer
이별 후의 여운을 담은 곡이에요. 제목 그대로, 떠나려는 상대에게 ‘조금만 더 머물러 줘’라고 애원하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이에요. 피아노와 현악기 편곡이 곡의 애절한 분위기를 배가시켜요.
9. Not the Same
사랑과 이별 후, 이전과는 달라진 자신을 노래하는 트랙이에요. 몽환적인 멜로디와 감성적인 보컬이 조화를 이루며, 차분하지만 강렬한 감정을 전달해요. 차갑게 돌아서는 자신의 모습을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쓸쓸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10. Call It the End
이별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뜸 들이는 순간을 노래하는 곡이에요. 감정의 기복이 뚜렷하며, 로제의 보컬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고조돼요. ‘교차로에 선 연인’, ‘한 때 나의 진정한 오아시스, 이젠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바닷물’이라는 가사가 담담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다가와요.
11. Too Bad for Us
아련한 회상을 담은 곡으로, 마치 오래된 영화를 보는 듯한 감성을 자아내요. ‘우리에겐 너무 아까웠던 것들’이라는 가사가 곡의 핵심을 이루며, 서정적인 기타 멜로디가 감정을 극대화하지요. Call It the End가 오아시스와 바닷물과 같은 촉촉한 미련을 표현했다면, 이 곡은 ‘장미가 자라지 않는 사막’과 같이 메마른 이별을 호소하고 있어요. 이번 앨범 중 가장 개인적인 곡 중 하나로, 로제의 색다른 음악적 시도를 엿볼 수 있지요.
12. Dance All Night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에요. 앞선 곡들이 복잡한 감정의 곡선을 그려놓았지만, 이 곡은 그 모든 걸 잊고 춤추자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내 인생의 후회와 슬픔을 잊고 밤새 춤출 거야’라는 로제의 신나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반면, 그 씩씩함 뒤편 어딘가에서 마음이 시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앨범을 마무리하는 데 완벽한 선택이었어요.
Rosie는 로제가 ‘블랙핑크의 로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이 담긴 앨범이에요. 사랑과 상실, 성장과 불안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블랙핑크 멤버로서 엿볼 수 없었던 그녀의 보컬과 감성이 더욱 돋보이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특히 Toxic Till the End, Call it the End, Too Bad for Us 같은 곡들은 감성적이고 섬세한 가사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Gameboy나 Drinks or Coffee는 로제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지요. 사운드적인 시도도 다양해 듣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로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처음으로 온전히 내보이는 작품, Rosie.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따뜻하며, 무엇보다 진솔한 앨범이에요. 글로벌 팝 스타 ‘로제’가 아닌,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 ‘로잔 박’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거든요. 그녀가 앞으로 더 넓은 음악 세계를 탐험해 나가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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