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F1 더v무비' 특별관 체험기(전문가 아님)
나는 사실 영화관에 가고 싶다.
그런데 영화관에 꼭 가서 봐야 하는 영화일까?
표 값도 많이 비싼 데다 이미 선택지는 유튜브도 있고 온라인으로 결제해서 영화를 볼 수도 있고, 넷플릭스도 있는데 말이다.
이번에는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관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한 영화가 여기 있다.
바로 “F1 더 무비”가 그 영화다.
우연히 일정이 취소되면서 며칠 자유시간이 생겼다. 영화관 앱을 켜고 요즘 볼만한 영화가 있나 살펴보다가 이 영화를 발견했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심플하다.
음? 자동차 영화네? 근데 울트라 4Dx에서 상영을 하네? 재밌겠다~
#1. Ultra 4Dx - 동네에서 혼자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처음 4Dx를 보고 효과?를 보았던 영화는 영화 ‘한산’이었다. 배를 타고 출정을 나가는 이순신(박해일 역)의 눈빛에 감정에 벅차서 4Dx로 무려 다섯 번을 봤다. 이번 ‘F1 더 무비’는 두 번을 봤다. 영화’ 한산’은 배를 타고 출정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4Dx의 좌석의 움직임에 따라서 배를 타고 같이 이동하고 배끼리 부딪혔을 때 내가 타고 있는 배가 부딪히는 것 같은 충돌한다는 느낌을 고스란히 받았다.
‘F1 더 무비’는 예상대로 레이싱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영화 ‘한산’ 때는 같이 배에 타서 함께 가는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는 아무래도 1인칭 시점이라기보다는 차체의 흔들림을 공유하는 느낌이라 조수석에 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위에서 정확히는 뭔지 모르지만 안개 같은 시원한 뽀얀 기체도 뿌려주니까 더 다양한 감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마치 놀이기구를 무서워서 못 타는 쫄보도 탈 수 있는 어른용 놀이기구가 이 4Dx인 것이다. 사실 어떤 영화를 4Dx로 봐도 재미있다. 어떤 느낌을 경험하는가의 차이만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효과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흔들리겠구나가 예측이 된다. 레이싱할 때 흔들리겠지, 그러다 보니 그 외에 효과를 주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흔들림 효과를 줄 때 영화와 흔들림의 경험이 매치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조금씩 있었다.
#2. iMax
‘F1 더 무비’ 영화를 보고 흥분에 휩싸여서 당장 용산에 아이맥스로 예약했다. 이건 큰 스크린으로 봐야겠다. 아이맥스로 예매하고 용산으로 달려가서 영화를 봤는데 놀라운 사실, 생각보다 다이나믹하지 않았다. 그때 알게 된 것은 우리가 영화관에서 기대하는 것은 영화라는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한 영상이 아니었다. 영화관에서의 경험이다. 좌석이 움직이고 내가 그 영상의 일부분에서 함께 움직이는 것 같은 공유하는 경험, 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장면을 보고 몰입하며 같은 것을 느끼는 감정의 공감대 형성이다.
아이맥스로 보니 공간이 크다는 것은 볼 수 있는 영역이 넓고 화면이 공간을 뒤덮어 보였을 때 느끼는 내가 영화 속에 있다는 압도적인 느낌이 든다. 선명해서 브래드피트 주름이 좀 더 잘 보이는데 뭔가 아이맥스 장비로 의도적으로 그렇게 촬영한 것 같기도 하다. 선명하면 눈이 덜 피로하다. 역시 아이맥스는 아이맥스다. 하지만 경험을 원한다면 약간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용산에서 영화를 볼 때마다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영화에 대한 존중이 있다고 할까? 그래서 영화를 볼 때 온전히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3. 돌비(DOLBY ATMOS)
‘F1 더 무비’를 유튜브에서 찾아보면서 OST를 따로 챙겨 들어보니 OST가 너무 좋은 것이다. 역시 한스짐머다. 평생을 역사를 써갈 수 있는 재능도 부럽고 펼칠 수 있는 이번 생이 부럽다. 암튼 이 OST를 어떻게 하면 잘 들을까 고민하다가 그러면 돌비관에서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처음 영화 시작하기 전에 돌비관을 소개하며 소리가 극장의 천장에서와 천장에서도 뒤쪽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들려준다. 그걸 들으면 소리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된다. 영화를 관람하면 확실히 소리는 달랐다. 하지만 그 소리가 영화관을 압도할 정도로 크지 않았다. 가만 보니 영화 내에서도 이게 돌비사운드로 제공되는 소리가 있고 제공되지 않는 소리가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돌비관에 맞춰서 후처리로 녹음을 다시 한 것 같기도 하다. 배우들의 대사는 일반 2D와 동일하게 들려서 영화관이 제공하는 큰 매력은 느끼기 어려웠다. 레이싱 도중 무전으로 대화할 때 마이크로 전달하는 소리는 좀 다르게 들렸다. 그리고 화면은 정면의 한 쪽 면만이 전부였다. 그 소리만으로 공간을 압도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찾아보니 용산은 스크린X로 3면에 모두 영상이 나오는 것 같다. 그 정도 되면 좀 다른 느낌일 것 같다.
한스짐머의 음악을 들으려고 갔던 돌비관이 의외로 좋았던 씬은 마지막 장면이다. 소니가 날고 있다는 아부다비 마지막 한 바퀴 남은 랩을 1등으로 혼자 달리던 씬이다. 돌비관이 아닌 다른 관에서는 그냥 혼자 조용히 운전의 해방감을 느끼는구나 생각했는데 이 달리는 씬이 달리는 효과음이 나면서 집중도가 확 올라간다. 그래서 날고 있다는 게 과장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돌비관에서는 확실히 그 장면을 마지막에 그렇게 시간을 할애해서 넣은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스토리는 어느 정도 정형화 된, 뻔한 스토리인 부분은 있다. 소니와 조슈아의 갈등을 통해 자기밖에 모르던 조슈아가 우리라는 개념을 배워가는 성장 스토리다. 영화관을 세 군데 다 다녀본 입장에서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ultra 4Dx다! 신나는 체험 함께 하시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