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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피로스 Nov 30. 2022

[자작시] 촛불

촛불


촛불


 제 몸 살라 타인에 빛을 주는 촛불

 제 살을 날름 핥아먹는 불꽃은

 탐욕스러운 혀로 생명을 빨아들이고

 촛농은 쉼없이 자학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니

 무엇이 그리 서러워 부르르 몸을 떠느냐

 아낌없이 주는 몸뚱이가 하염없이 흐느끼니

 진득한 허물을 한겹 두겹 벗겨 내리고

 허물어진 시간 속, 타고 남은 마지막 온정(溫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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