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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피로스 Dec 06. 2022

[자작시] 해우소

해우소



해우소


숨이 막힌다

숨이 막힌다

목구멍에서 턱 막히는 울음

가슴을 활활 태우는구나

꼽추처럼 휘어진 허리

등짐 무게를 견디지 못해 위태로이 흔들리고

고뇌에 잠긴 미간은 깊은 주름이 팬다

한숨처럼 파고든 인내의 고랑

낙숫물이 한없이 주춧돌을 때리는구나

시계는 재꺽재꺽 태엽을 감고

톱니바퀴는 부둥켜 앉은 채

의무처럼 감정없는 애무를 나눈다

초와 분이 기약없이 흘러가고

흐리멍덩한 안개가 서서히 감각을 잠식하는데,

멀리서 뿌옇게 외치는 아! 하는 외마디 소리

옳거니 낙수가 주춧돌을 뚫는구나


​​

머릿속 탁 깨이며

한 순간 찾아온 내면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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